"신세계, 폐쇄적 문화 바꿔야"…MZ세대 노조위원장의 일침

삼성그룹 인수 후 60년만에 신세계노동조합 출범
임금협상 방식과 성과급 개선, 인사시스템 투명화 등 요청
김영훈 위원장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한 노사문화 만들 것”
  • 등록 2023-03-15 오후 4:14:21

    수정 2023-03-15 오후 4:14:21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사측의 일방통행식 임금협상과 투명하지 않은 성과급 지급 등으로 조직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롯데와 현대에도 밀릴 수 있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신세계 노동조합 출범 기자회견에서 김영훈(가운데) 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영훈 신세계노동조합 위원장은 15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이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신세계백화점의 성장 원동력은 전국에 있는 파트너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최근 불거진 경영진의 운영 판단 실수를 화두로 60년간 쌓아왔던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004170)백화점 노조가 생긴 것은 삼성그룹에 인수된 1963년 이후 60년만에 최초다. MZ세대인 김 위원장을 주축으로 지난달 17일 노조는 온라인을 통해 모집을 시작한 지 한 달만에 2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날 신세계 노조는 △일방통행식 임금협상 중단 △불투명한 성과급 지급 개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 개편 △물가상승률에 따른 임금인상 △인력 충원과 업무폰 지급 등을 사측에 촉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연결기준) 전년동기대비 22.3% 증가한 12조49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4.7% 늘어난 6454억원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만 별도로 보더라도 영업이익(5018억원)은 전년동기대비 38.5% 증가했다. 리오프닝 효과에 전 부문이 골고루 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가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내부적인 불만도 그만큼 커졌다.

김 위원장은 “외부에서 보는 신세계의 이미지는 좋지만 내부 직원들의 불만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인사제도만 보더라도 고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면 승격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오니깐 회사가 특별성과급을 400만원을 지급한다고 했다”며 “성과급의 재원도 2022년 초과이익분에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올해 예산을 선집행했다. 이는 입막음 용도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MZ세대 노조위원장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회사의 조직문화를 바꾸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향후 노조는 전국 매장을 다니며 노조 가입 등을 권유해 500명 이상 노조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사측과 원만한 노사문화를 만들어가겠다”며 “사측에서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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