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꺼지지 않는 가운데, 바이오테크 기업들도 제재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영향에 우시바이오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바이오테크들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주로 안보 등의 이유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주로 블랙리스트기업으로 제재해왔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재무부가 생명공학 관련 기업 등 24개 이상의 중국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60개의 중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데, 이렇게 되면 미국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기 어려워진다. 미국 기업으로부터 기술이나 제품을 수입도 할 수 없게 된다. 기존 미국 투자자들은 1년 내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 우시바이오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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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업체인 DJI(다장촹신)을 포함해 △다우닝정보산업 △이투테크놀로지 △샤먼메이야피코정보 △리온테크놀로지 △넷포사테크놀로지 △클라우드워크테크놀로지 등 8개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릴 예정이라는 소식과 동시에 전해졌다.
FT는 중국 바이오테크 기업의 이름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홍콩에 상장된 중국 바이오 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우시바이오(Wuxi Biologics)의 낙폭이 가장 컸다. 15일(현지시간) 우시바이오 주가는 19.24% 급락한 79.10홍콩달러에 마감하며 시총이 약 1조원가량 증발했다. 장중 낙폭은 25%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베이진(BeiGene)과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 진스크립트 바이오텍(Genscript Biotech) 등도 크게 하락했다. 우시바이오의 경우에 이에 대응해 이날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발언을 해 반등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바이오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개별 종목은 물론 유망 바이오테크를 골라 담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적도 좋지 않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져있는 ‘Global X China Biotech ETF’의 경우 2019년 7월 상장 이후 수익률은 73%지만, 최근 한 달은 마이너스(-)11%, 6개월 기준으로는 -23%, 연초 이후 -17%의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중국 기업이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이들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두 나라(미국과 중국)의 금융 탈동조화(디커플링)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올해 초 차이나모바일이 블랙리스트에 지정된 이후 뉴욕증시(NYSE)에서 퇴출되면서 현지 투자자들은 앞다퉈 주식을 처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