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복동 할머니, 마지막 순간에도 "위안부 문제 끝까지 해결해야"

암 투병 끝에 93세로 지난 28일 삶 마감
윤 대표 "투병 중에도 위안부 활동 멈추지 않은 할머니…고통 끝 평온한 모습으로 별세"
빈소는 서울 신촌 센브란스…시민장으로 치러져
  • 등록 2019-01-29 오후 12:20:35

    수정 2019-01-29 오후 12:29:41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29일 서울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별세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으로 불리는 김복동 할머니가 향년 93세에 지난 28일 별세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할머니는 평온하고 고귀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빈손으로 떠난 할머니” 마지막까지 남은 이들 걱정

윤 대표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작년 대장암이 발병한 이후, 약 3주 전 대장암으로 신촌 세브란스에 입원했다. 김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는 당일까지 진통제를 투여할 정도로 극심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도 주변인들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당부했다. 김 할머니는 윤 대표에게 “위안부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달라. 재일 조선학교 후원도 계속해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할머니는 지난 2016년부터 김복동 장학기금을 만들어 일본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을 도왔다. 작년에는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재일조선학교 복구를 위해 기부금도 아끼지 않았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윤 대표는 기자들에게 “김 할머니는 당일에도 눈을 부릅뜨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온 사력을 다해 말씀하셨다”며 “정부의 생활 지원금을 탈탈 털어 전액을 재일 조선인을 위해 기부했왔다”고 했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행복과 희망의 장면’이라고 회상했다. 윤 대표는 “빈손으로 떠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인지를 보여줬다”며 “고통을 견디시다가 마지막 떠나실 때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투병 중에도 위안부 활동 이어 온 김 할머니”

김 할머니의 투병 생활은 작년 1월부터 시작됐다. 윤 대표에 따르면 2018년 1월 5일 대장암 절제 수술을 받은 김 할머니는 복막과 다른 장기로 암이 퍼져 큰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회복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김 할머니는 암 투병 중이던 지난해 9월 휠체어에 몸을 싣고 외교부 앞에 나와 ‘2015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펼쳤다.

당시 김 할머니는 “어떻게 일가친척도 아니고 얼굴도 모르는 우리를 보러 오지도 않은 사람들이 할머니들을 파냐”며 “전 세계에 돌아다녀도 우리나라 같은 나라는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1인 시위 당시 김 할머니는 소변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 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김 할머니의 빈소는 할머니의 유언대로 ‘시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윤 대표는 “돌아가시기 전 김 할머니는 내 장례는 시민이 함께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김 할머니의 입관은 30일 오후 2시에 이뤄질 계획이며, 이후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 △정의연 △평화 나비네트워크 등이 장례 행사에 개최할 예정이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 1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29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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