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텐센트, 마텔 손잡고 완구시장 판도 바꾼다

  • 등록 2016-10-25 오후 2:56:09

    수정 2016-10-25 오후 2:56:09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두 자녀 정책마저 시행되면서 중국 내 영유아 관련 산업이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완구 시장에서 중국은 갈수록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전세계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완구의 4분의 3이 중국산일 정도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 텐센트가 세계최대 완구업체 마텔과 손잡고 완구 개발 및 캐릭터 사업에 나서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글로벌 완구 회사 마텔은 이달 초 국내 대표적 완구업체인 손오공을 인수한 바 있다.

텐센트-마텔, 장난감부터 영화까지 ‘캐릭터 제휴’

중국 텐센트와 미국 마텔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텐센트의 온라인 메신저인 QQ의 펭귄 캐릭터를 활용해 완구, 애니메이션 사업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25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양측은 고전적 장난감을 시작으로 향후 SNS에 기반한 스마트장난감 상품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QQ패밀리를 주연으로 하는 애니메이션과 동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나아가 QQ패밀리를 기반으로 한 대형 영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텐센트 측은 밝혔다. QQ패밀리는 텐센트의 QQ메신저에서 사용되는 각종 캐릭터를 통칭해 부르는 말이다. QQ패밀리와 함께 마텔이 갖고 있는 바비, 토마스와 친구들 등도 적용 범위를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리단(李丹) 텐센트 마케팅 매니저는 “마텔과의 협력을 통해 2017년 QQ패밀리를 주연으로 하는 100편 가량의 애니메이션과 다양한 동화를 선보일 것”이라며 “텐센트영화와 합작한 대형영화 제작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최근 수 년간 QQ를 중심으로 전략적 캐릭터 저작권(IP) 확보에 힘을 쏟아왔다. QQ는 도라에몽, 스타워즈, KFC 등 글로벌 IP와 잇달아 합작을 하고 엔터테인먼트 방면에서 다양한 사업화를 연구해 왔다.

인위(殷宇) 텐센트 부사장은 “18년간의 축적을 통해 QQ는 이미 단순한 채팅 도구가 아닌 8억여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소셜 플랫폼이 됐고 다양한 세대의 각종 기억과 감정을 싣고 있다”며 “중국의 가장 큰 창작 IP가 손오공(서유기의 주인공)이라면 2대 창작IP는 8억명이 알고 있는 QQ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커지는 中 완구 내수시장을 잡아라

영화·미디어·스포츠 등 글로벌 소프트파워 경쟁에서 고삐를 당기고 있는 중국은 완구 시장에서도 이미 세계 최대 큰손으로 성장했다. 중국 내 약 1만개 가량의 완구 제조업체들이 있는데 이들은 연간 6000억위안(약 10조2000억원) 규모의 완구를 만들고 있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완구의 70% 가량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부터 두 자녀 정책이 시행되면서 완구 업계는 더욱 활황을 띠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완구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1% 늘어난 973억5000만위안을 기록했고 올해는 더욱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전통적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지만 완구산업은 유럽과 미국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중국 내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에 따른 장난감 수요 확대로 호황을 맞고 있다.

특히 중국의 완구 내수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중국 완구 소비시장 규모는 650억위안에 달하고 최근 수년간 중국의 완구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15% 수준을 이어왔다. 하지만 앞으로 두 자녀 정책이 시행되는데다 1980년대 이후 출생인구가 결혼 연령에 도달해 중국 애니메이션 시장 성장에 따른 캐릭터 산업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국 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유의 완구 캐릭터는 거의 전무하다. 따라서 텐센트가 마텔과 협력해 추진하는 캐릭터 사업이 중국 완구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중국 완구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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