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기업인들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경제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및 한·일·중 자유무역협정(FTA) 지지 △제3국 공동진출 및 미래성장 분야 협력 △금융·통신 분야 정책공조 △청소년·차세대 교류 확대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도쿄 올림픽 상호 협력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한·일 관계 회복…통화스왑 부활이 시발점”
한·일 통화스왑은 한 때 700억달러에 달했으나 독도 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그 규모가 점차 축소되더니 올해 2월로 아예 중단됐다. 한·일 재무장관 회의가 2012년 다섯 번째 회의를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은 영향이 컸다.
노성태 전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이날 “한·일 통화스왑 협정을 중단한 것은 아시아 금융협력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라며 “협정 부활을 모색해 양국 간 화해를 금융·경제부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재정·경제정책, 세제 및 국채관리 등 일반적인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나 한·일 통화스왑 재개의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이와 관련된 얘기가 오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일 기업인은 또 한·일 양국에 의한 ‘단일 경제권’ 형성은 물론 아시아지역 전체의 경제통합을 위해서는 한국의 TPP 참가 및 한·일 FTA 체결이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한성 아주대 경제학 교수는 “TPP 가입을 위해서는 어차피 일본과도 협상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양국 재계가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은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ICT·제3국진출서 공동사업 모색…인력 교류 확대
한·일 기업인들은 우리 교통카드(T-Money)와 일본의 수이카(Suica) 카드를 양국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카드 모두 선불식 충전 카드로 교통비나 편의점 소액결제 등에 사용된다.
또 자원개발·인프라 수출 분야에서 제3국에 공동 진출 및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및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시 기상·자연재해·테러·사이버 공격정보 공유 등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밖에 양국 대학생 기업 인턴십 연수 실시 및 양국 중소기업 차세대 경영자 교류회 개최 등 청소년·차세대 교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 재무장관과 통상장관이 만나기 전에 업계에서 먼저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양국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이라며 “양국 정부가 의제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