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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의 1 이상이 고정이하자산
15일 부동산 신탁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086790) 산하 하나자산신탁의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5.7%로 전년 동기 8.5% 대비 37.2%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이하자산은 분양 개시 6개월 기준 20% 미만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자산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실상 부실자산으로 분류된다.
분양 개시 6개월 기준 분양률이 40% 미만 인요주의자산도 같은 기간 32.6%에서 66.4%로 33.8%p 올랐다. 이는 3분기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주요 신탁사 중 증가폭이 가장 크다. 하나자산신탁 외에 요주의자산 비중이 확대된 곳은 코리아신탁(60.1%·22.5%p↑)과 한국자산신탁(67.1%·16.1%p↑) 등이다.
이처럼 하나자산신탁의 부실채권이 증가한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이 크다.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신탁사를 찾는 시행사가 늘었고, 개발형 신탁인 차입형토지신탁이 활발해지면서 신탁계정대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하나자산신탁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탁계정대 규모는 2553억원으로 전년 동기 1086억원 대비 135.1% 급증했다.
특히 신탁사 주도의 개발형 신탁이 토지비가 저렴한 지방 사업장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 미분양 물량은 총 5만927호로 전년 동기 4만7654호 대비 6.7% 증가했다.
한 신탁업계 관계자는 “통상 개발형 신탁은 토지 비용이 저렴한 지방 사업장이 주를 이룬다”며 “현재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미분양과 PF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건전성 지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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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갈수록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태영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워크아웃) 신청 등 PF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신탁사의 개발사업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신탁사들도 책임준공 관리형 사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적인 부동산 상황을 고려하면 자산건전성 지표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어 “자산 건전성 지표는 물론 자본 적정성 지표도 조금씩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신탁계정대가 확대 추세에 있는 만큼 전체적인 재무 지표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를 늘리면서 신탁계정대 규모가 확대됐다”며 “이 과정에서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이 일부 나타나면서 고정이하자산 등 자산건전성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풍부한 유동성 등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위험 발생 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부동산경기 회복 시 고정이하자산 비율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