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5년만에 백악관을 찾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케어’를 강화할 것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전·현직 대통령들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포옹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분위기 반전을 위한 전략을 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전국민건강보험’(ACA)‘ 강화안 발표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AFP) |
|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으로 평가되는 ’오바마 케어’를 계승한 ‘전국민건강보험’(ACA)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건강 보험을 적용받지 않는 일부 고용인의 가족들도 추가 세금 혜택을 적용, 보험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 자리에 오바마 전 대통령을 초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은 것은 2017년 퇴임 후 5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농담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친분을 과시했다. 먼저 연단에 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시절 부통령을 역임한 바이든 대통령을 ‘부통령’이라고 불렀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좋았던 옛 시절이 생각난다”며 화답했다.
젠 샤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정치적 친구가 아닌 ‘진짜 친구’(Actual friends)라고 말했다.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한 사람도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워싱턴을 떠났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악재에 고전하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을 국면 전환용 카드로 사용했다고 NYT는 해석했다. 민주당의 치적을 활용해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질문을 한 기자에 “이제 건강 보험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고 답변을 회피했다.
미국에선 11월 중간선거가 예정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5%를 기록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50%대 이하로 하락한 뒤 오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