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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의 인구 수 상위 10개국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1억4350만도스 중 절반 이상인 7580만도스가 시노백·시노팜 등 중국산 백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산 백신인 스푸트니크 V의 공급량은 870만도스로, 주로 아르헨티나에 집중 공급됐다. 서방국 주요 공급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의 백신 공급량은 5900만도스다.
중국의 백신외교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클레어 웬햄 런던정경대학 세계보건정책 교수는 “보건강국으로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산 백신은 라틴 아메리카의 최대 고객인 브라질에 대한 최근 공급 둔화가 없었더라면 더욱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이 실험실인지, 부적절한 동물을 먹은 사람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군은 어떤 화학적, 세균적, 방사선적인 전투인지 알고 있다”며 “어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제일 많이 성장했느냐”며 중국산 백신을 우회적으로 비꼰 바 있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브라질에서 백신 공급 차질이 빚어지자 중국이 보복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문은 제이슨 마크작 라틴 아메리카 센터 대서양위원회장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 오랫동안 라틴 아메리카에서 소프트 외교를 펼치려고 했는데 코로나19가 그 기회를 줬다”며 “미국은 중국을 뛰어넘어 라틴 아메리카에서 다시 기반을 마련하려면 얼른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