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남미서 백신 외교 성공?…절반 이상이 중국산

중남미 10개국 확보량 절반 이상이 중국산…'7580만도스'
AZ·화이자는 5900만도스, 스푸트니크V는 870만도스
코로나19 계기로 중남미서 中 백신 외교 확대
  • 등록 2021-05-10 오후 4:37:25

    수정 2021-05-10 오후 4:42:38

(이미지출처=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이른바 ‘마스크 외교’에 이어 ‘백신 외교’를 펴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의 인구 수 상위 10개국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1억4350만도스 중 절반 이상인 7580만도스가 시노백·시노팜 등 중국산 백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산 백신인 스푸트니크 V의 공급량은 870만도스로, 주로 아르헨티나에 집중 공급됐다. 서방국 주요 공급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의 백신 공급량은 5900만도스다.

중국의 백신외교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클레어 웬햄 런던정경대학 세계보건정책 교수는 “보건강국으로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국가들에선 코로나19 의 역풍이 거센데도 미국과 유럽에 비해 백신 접종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이는 인건비 원료물질 부족 등의 이유로 이들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중국은 이 같은 상황을 틈타 적극적으로 백신 외교를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산 백신은 라틴 아메리카의 최대 고객인 브라질에 대한 최근 공급 둔화가 없었더라면 더욱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이 실험실인지, 부적절한 동물을 먹은 사람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군은 어떤 화학적, 세균적, 방사선적인 전투인지 알고 있다”며 “어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제일 많이 성장했느냐”며 중국산 백신을 우회적으로 비꼰 바 있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브라질에서 백신 공급 차질이 빚어지자 중국이 보복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라틴 아메리카 국민들은 중국산 백신보다는 효능이 더 높다고 알려진 서방국가의 백신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 루이스 아비나데르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지난 3월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 몫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나눠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파라과이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 3월 말 미국에 백신 공급을 요구했다. 파라과이는 대만과의 수교로 중국산 백신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신문은 제이슨 마크작 라틴 아메리카 센터 대서양위원회장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 오랫동안 라틴 아메리카에서 소프트 외교를 펼치려고 했는데 코로나19가 그 기회를 줬다”며 “미국은 중국을 뛰어넘어 라틴 아메리카에서 다시 기반을 마련하려면 얼른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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