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깔따구 유충, 활성탄 거쳐 유출”…종합대책 제안(상보)

합동정밀조사단, 최종 조사결과 발표
유출된 유충 체내 활성탄 미세입자 발견
깔따구 유입 막고 역세척 주기 조정해야
매뉴얼 작성 제안…환경부, 종합대책 수립
  • 등록 2020-08-28 오후 5:13:41

    수정 2020-08-28 오후 5:18:37

인천 정수장 깔따구의 체내·표피에 붙은 활성탄 흔적들. 사진 A 앞쪽의 헛발, B 구강의 턱밑마디, C 두부의 큰턱, D 미부의 발톱. (사진 = 인천시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수돗물 깔따구 유충(새끼 벌레) 사고는 공촌·부평 정수장의 입상활성탄 흡착지에 서식한 깔따구가 배수지로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이 구성한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은 28일 이같은 내용의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인천지역 배수지 등의 공급계통으로 유출된 깔따구 유충 체내와 표피(머리, 꼬리 등)에 활성탄 미세입자가 붙어 있는 것을 확인했고 활성화 흡착지에서 깔따구 유충이 배수지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정수장 창문 개방과 환기시설 중단, 관계자 출입 시 깔따구 성충의 유입이 가능하고 활성탄 흡착지가 유충의 생존 환경(온도·먹이 등)에 적당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번 수돗물 유충 유출이 인천에서 발생했으나 향후 시설, 운영이 비슷한 타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단기·중장기 종합대책을 마련해 환경부에 제안했다.

단기대책은 정수장 건물의 이중 출입문·방충시설 설치, 개방형 정수장의 상부 개폐식 덮개 설치, 방충망 틈새 보수, 깔따구 번식 기간(4~9월)에 활성탄 흡착지의 역세척 주기 7일 이내 실시 등이다.

또 인천시가 비용절감 위주로 수도사업을 운영한 점과 상수도사업 종사 인력이 타 시·도 대비 적은 것을 고려해 향후 노후 수도시설 개량을 위한 충분한 사업예산 집행, 전문인력 보강 등을 제안했다.

조사단은 종합대책으로 활성탄 흡착지의 설계·시공 개선, 수용가 급수시설 청결 관리 등을 강조했다.

공촌·부평 정수장의 경우 활성탄 흡착지의 효과적인 역세척을 위해 트라프(세척 물 배출 통로 역할)의 간격·높이에 대한 세부 기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수장별로 역세척이 충분히 이뤄지게 속도, 유량 등을 확인해 활성탄 흡착지 역세척 운영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환경부가 각 지자체의 고도정수시설 유지관리 매뉴얼 등을 포함해 중장기적인 연구를 거쳐 ‘고도정수시설 운영·유지관리 매뉴얼(가칭)’을 작성해 배포할 것을 제안했다. 조사단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최종 조사결과 보고서를 환경부로 제출할 예정이고 환경부는 이를 검토해 종합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조사단의 공식 활동은 이번 최종결과 발표로 종료하지만 향후 단기·중장기 과제의 대책 수립, 정책제안 등 후속 조치에 있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은 지난달 9일 서구 왕길동 수돗물에서 처음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뒤 부평구, 계양구 등으로 유충 피해가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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