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광화문광장 재조성 실익보다 부작용이 커"

11개 시민단체, 22일 광화문광장 앞 기자회견
서울시, 2021년 5월 시민광장·역사광장 조성 목표
시민단체 "정해진 일정 맞추려다보니 졸속으로 진행"
  • 등록 2019-07-22 오후 3:34:23

    수정 2019-07-22 오후 3:55:49

22일 경실련,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등 11개 시민단체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보겸 기자)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이 ‘졸속·불통·토건’ 사업에 불과하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등 11개 시민단체는 22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은 실익보다는 부작용이 커 중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는 2021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광화문 중앙광장을 세종문화회관까지 확장하는 시민광장과 광화문 앞 월대복원 및 동십자각 궁장 연결로 역사광장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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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은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지금 광화문광장은 불과 10년 전 오세훈 전임 시장이 722억 원을 들여 지었다”며 “10년 만에 다시 1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서 광장을 다시 지으려면 그에 따르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그 과정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시민단체는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이번 사업으로 보행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추진안도 차도가 광장의 중앙을 관통해 보행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다”며 “결국 사업 이익은 누가 보고 비용은 누가 부담하게 될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경실련은 “지난 1월 광화문광장 재조성에 대한 국제현상공모 결과가 발표된 이후 기존 노선경쟁에서 탈락한 수도권광역고속철도(GTX)-A 노선 도심복합역사 신설 계획이 포함됐으며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장 개선안이 시민의 이용 가능성을 고려해 정밀하게 설계됐다기보다, 2021년 5월 완공을 마지노선으로 정해 놓고 어떻게든 준공시기를 맞추려다 보니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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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단체는 서울시가 광화문 역사광장을 새로 만들겠다는 근거 역시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발언에 나선 황평우 환경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지금까지 일본이 훼손한 경복궁·창덕궁 복원한다고 90년대부터 1조 원 이상을 썼지만 30~40%밖에 복원되지 않는 등 허울 좋은 얘기만 해 왔다”며 “마치 세트장처럼 허술하게 복원해 놓고 소수 업자들 배불리는 행태가 계속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적을 수용해 앞으로 소통 채널을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대통령 공약 사항인 ‘365일 국민과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과 연계,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추진한 서울시-중앙정부 공동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월 말 국제 설계 공모 결과 발표 이후 시민, 전문가로 구성된 광화문시민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시민단체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더 다양한 소통 채널을 열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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