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MBN 취재거부…與野 "언론 길들이기·한심·쪼잔"

홍준표 2일 "음해 두고 볼 수 없어 출입 금지"
與 "언론자유 탄압, 국민은 어안 벙벙할 지경"
국민의당 "언론에 화풀이 말고 이성 찾기를"
바른정당 "반민주 행위"·정의당 "똥볼차기"
  • 등록 2018-02-02 오후 7:20:19

    수정 2018-02-02 오후 7:59:3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후 경북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전진대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종합편성채널 MBN의 보도를 문제 삼아 취재를 거부하고 당 출입을 금지한 데 대해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다.

앞서 홍 대표는 이날 “MBN에서 내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을 수년간 성희롱했다고 보도를 했다”며 “나를 이런 식으로 음해하는 가짜 언론은 더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오늘부터 MBN은 당사에서 부스를 빼고 당사출입 금지, 취재거부, 전 당원들에게 시청거부 하도록 독려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당 원내행정국은 MBN을 대상으로 △당 출입금지 및 부스제거 (본사 통보) △당 소속 의원 및 당직자 등 취재거부 △해당 언론 시청거부 운동 독려 (당원대상) 등 조치를 했다고 공지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행태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홍준표 대표는 스스로의 허물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그 동안 국민을 상대로 ‘아니면 말고식 발언’을 일삼던 홍 대표가 가짜뉴스를 운운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은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라며 “언론 보도가 부당하다면 정당한 절차로 대응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이 특정 언론을 상대로 출입 금지를 요구한 것도 모자라 취재거부, 당원 시청 거부 독려 등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홍 대표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특정 언론 길들이기가 아니라, 그 동안 수많은 거짓말로 국민을 혼란하고 불안한 게 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국민의당도 “한국당은 집안싸움에 화난다고 언론에 화풀이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세환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러고도 한국당이 ‘자유’를 입에 올릴 자격이 있는지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한국당도 언론중재위에 제소해 이 문제를 절차에 따라 풀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울고 싶다고 기어이 언론사의 입을 막고 뺨을 때리면 이게 언론 길들이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며 “홍 대표는 언론에 화풀이 하지 말고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황유정 바른정당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홍 대표의 MBN과의 전쟁선포는 반민주적인 행위”라며 “억울하다고 공당의 대표가 갑자기 느닷없이 일방적으로 나가라는 것은 ‘폭력’”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 또한 “류 전 최고위원과 얽힌 홍 대표의 성희롱 발언을 보도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쪼잔하기가 이를 데 없다”며 “홍 대표의 이번 행동은 정치권의 대표적인 ‘똥볼차기’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MBN은 이날 정정보도문을 내고 “‘류여해도 Me Too 동참? “홍준표에게 수년간 성희롱 당해왔다’ 의 제목으로 온라인을 통해 송출된 기사와 관련해 발언의 당사자 류 전 최고위원은 ‘어제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검찰청 내 성폭력 사건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발언한 것은 사실이나 수년간 당해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이에 즉시 기사를 삭제하기로 결정했고 기사는 삭제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된 ‘수년간’이라는 표현은 류 전 최고위원이 ‘오래전부터 꾸준히 다양한 방법으로 홍준표 대표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는 기사 내용을 제목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법적 실수에 따른 것으로 확인했다”며 “잠시나마 해당 기사를 읽은 독자는 물론 홍 대표와 류 전 최고위원에게 사과드린다”고 부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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