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올해 7~9월 기상악화 등의 영향으로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줄어 5년 만에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무 재배면적은 역대 최소를 기록하면서 김장철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7일 충남 아산시 배방읍의 한 배추밭을 찾아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함께 배추 수확을 마친 뒤 얘기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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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조사’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2998ha로 1년 전(1만3152ha)보다 1.2% 감소했다. 지난 2019년(1만968ha) 이후 5년 만에 가장 작은 면적이다.
가을배추를 밭에 심는 정식기(7~9월)에 폭염·폭우 등 기상악화가 재배면적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7~9월 폭염일수는 27.2일로 지난해(13.1일)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9월 강수량도 올해 241.2㎜로 2023년(197.3㎜), 2022년(150.8㎜)으로 크게 늘었다.
시도별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전남이 3017ha로 가장 넓었고, △경북(2160ha) △충북(1998ha) △강원(1599ha) △전북(1222ha) 순으로 나타났다.
가을부 재배면적은 5003ha로 작년(6207ha)보다 19.4%나 급감했다. 이는 1975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작은 규모다. 앞서 농업관측센터는 전년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와 크게 차이나는 수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사 표본 및 방식이 다르며 올해 가을무 파종기 유례없는 고온으로 인한 재파종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주 재료인 배추·무 재배면적이 급감하면서 김장 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추 소매가격은 29일 기준 1포기 당 6627원으로 전월(9581원)보다는 30.8%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년(5103원)·평년(4912원)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다만 농식품부는 “10월에는 배추 생육에 알맞은 기온이 지속되고 있어서 현재 수준의 작황만 유지된다면 김장배추 수급은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며 “전남, 충남, 전북에서 11월 상순부터 배추가 출하되면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체감물가 완화를 위해 배추와 무는 지난 24부터 12월 4일까지 할인지원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김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1월에는 소비자가격 하락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