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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경비단은 대통령 관저 외곽경호를 담당하는 부대로, 대통령경호법 등에 따라 경호처에 배속돼 지휘·통제 권한이 경호처에 있다.
당시 밤샘 근무를 마친 야간 조 병사들은 오전 7시 교대를 마치면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관저 입구로 보내졌다.
이후 병사들은 관저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체포영장을 들고 올라오는 수사관들과 대치했다고 한다. 영장 집행 전에 55경비단이 물러서려 하는 상황에서 군과 경호처의 갈등이 있었단 증언도 있었다.
55경비단에 근무하는 아들을 둔 여성 A씨는 “총알받이이지 않냐. 내가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거기서 총알받이로 그렇게 쓰고 있냐. 말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당시 A씨는 비현실적 상황에 크게 놀랐다고 한다. 또 종일 연락이 닿지 않아 마음 졸이며 유일한 소식통인 TV 뉴스로 상황 파악을 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다른 것보다는 다칠까 봐,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었고. 화도 많이 났다. 왜 일반 사병을 무슨 방패막이처럼. 너무 어이없고 황당하다”고 했다.
이어 “왜 아이가 거기서 그런 고민을 해야 하며 우리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냐. 왜 이런 사달을 아이들한테 만들어 놓느냐”며 “진짜 데려올 수 있으면 당장 거기(한남동 관저)서 끄집어내서 데리고 오고 싶다. 너무 화가 나고 손발이 부들부들 떨린다”고 심경을 밝혔다.
실제로 한 55경비단 병사는 “신원조회까지 거쳐 55경비단에 선발됐다는 자부심을 가져왔는데, 이젠 자괴감만 남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방부는 전날 경호처에 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데 55경비단 등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경호처 또한 국방부 요청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다만 경비단의 철수나 부대원 복귀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