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기 문화, 韓 23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유력(종합)

유네스코 산하 평가기구 '등재' 권고
내달 파라과이서 등재여부 최종 결정
  • 등록 2024-11-05 오전 10:46:21

    수정 2024-11-05 오전 10:46:21

(사진=국가유산청)
(사진=국가유산청)
(사진=국가유산청)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콩을 발효해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는 한국 장(醬)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유력해졌다.

5일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이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 신청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각국의 무형유산을 등재하는 제도다. 평가기구는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유산을 심사한 뒤 ‘등재’(inscribe), ‘정보보완’(등재 보류), ‘등재 불가’(not to inscribe) 등의 판단을 내린다. 평가 기구의 권고 내용은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 간 위원회의 검토를 통해 최종 등재 결정에 반영된다.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의 전통 장 문화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장 담그기)로 지정된 우리 무형유산이다. ‘장 담그기’는 콩을 사용하여 만든 식품인 장의 재료를 준비해서 장을 만들고 발효시키는 전반적인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콩을 발효해 먹는 ‘두장’(豆醬) 문화권에 속하며 삼국 시대부터 장을 만들어서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시대 왕실에서는 장을 따로 보관하는 장고(醬庫)를 두었으며 ‘장고 마마’라고 불리는 상궁이 직접 장을 담그고 관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장 담그기’는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발전시켜왔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장 제조법이다. 또한 메주를 띄우는 과정을 거친 후 된장과 간장 두 가지의 장을 만든다는 점, 전년도에 쓰고 남은 씨간장을 이용해 수년 동안 겹장의 형식을 거친다는 점 등이 우리나라의 장 담그기가 갖는 특징으로 꼽힌다.

국가유산청은 2019년부터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12월 2일부터 7일까지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 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택견’, ‘아리랑’, ‘김장 문화’, ‘한국의 탈춤’ 등 22개 종목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최종 등재되면 보유 종목은 23개로 늘어난다.

한편 평가기구는 이날 총 58건에 대한 대표목록 등재신청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기구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포함해 총 57건에 대해 ‘등재’를, 1건에 대해서는 ‘정보보완’을 권고했다.

이 가운데 북한의 ‘조선옷차림풍습’도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북한은 ‘아리랑’, ‘김치담그기’, ‘씨름’(남북공동등재), ‘평양냉면’ 등 4개 종목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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