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진저호텔의 모티브가 어드벤트 캘린더라 들었다. 어떻게 생각한 아이디어인가? 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초등학생 때 유튜브를 통해 어드벤트 캘린더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서 유튜브가 뜨기 전이라 영국인 유튜버를 즐겨봤다.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당일만 즐겁게 보내는 게 아니라, 12월 내내 설레는 마음으로 25일을 기다리더라. 어드벤트 캘린더는 보통 12월 1일부터 25일까지 표시된 달력으로, 날짜 한 칸마다 초콜릿 등의 선물이 담겨 있다. 하루하루 선물을 까보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달력이다. 그러다 중학생 때 펜팔하던 영국인 친구에게 평소 좋아하던 보이그룹의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물 받았다. 기쁘고 설레던 마음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동안 잊고 살다가 작년에 다시 어드벤트 캘린더가 갖고 싶어져 찾아봤다. 그런데 정말 비싸더라. 제일 싼 게 1만 5천 원이고 비싼 브랜드는 70만 원이 넘더라. 친구들한테 선물도 해주고 싶었는데 내 것도 못 샀다. 그래서 기획하게 됐다. ‘진저호텔’은 온라인 ‘어드벤트 캘린더’다. 돈이 들지 않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Q. 진저호텔에는 ‘오늘의 편지’라는 기능이 있다. 하루에 정해진 개수만큼 편지를 받지 못하면 받은 편지 내용을 확인할 수 없더라. 이러한 기능은 왜 추가됐나? 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개인적으로 노렸던 점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 달라고 말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무턱대고 편지 좀 써 달라고 하면 부끄럽지 않겠나. 하루에 받아야 하는 편지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그걸 핑계로 편지를 써 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Q. 하지만 친구가 많지 않아 이 기능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더라. 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우선 불편을 느끼는 분들의 피드백을 수용했다. 하루에 채워야 하는 편지가 많을 땐 10개까지 있었는데 현재는 1~3개 선이다. ‘오늘의 편지’ 개수가 랜덤인 초기 형식은 유지하되, 개수를 축소해 부담을 줄였다. 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서비스를 이용할 줄 몰랐다.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았을 때 10분 만에 5개의 편지를 채운 사람도 있었다. 생각보다 쉽게 채워진다는 생각에 편지 개수를 10개로 늘렸다. 근데 그날에 하필 가장 많은 유저가 몰렸다. 유저 분들의 불편에 십분 공감해 오늘의 편지 개수를 조정했지만, 초기에 오늘의 편지 개수가 많았던 점이 ‘편지 쓰기’를 독려하기도 했다.
Q. ‘비속어’ 필터링 기능 말고도 추가한 기능이 있나? A. 박영신 백엔드(동국대): 마이 페이지라는 걸 따로 만들어 ①회원 탈퇴 기능과 ②비밀번호 재설정 기능을 추가했다. 편의 기능 외에는 ‘진저맨 앨범’이라는 걸 만들어 그동안 자신이 모은 진저맨을 한 번에 열람할 수 있게 만들었다.
Q. 꾸준히 피드백을 확인하고 대처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 감당할만 했나? 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진저호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유저 분들의 의견을 받았다. 첫날, 둘째 날에는 인스타그램 디엠이 너무 많이 와서 미처 다 확인할 수 없었다. 저는 태어나서 그런 디엠 창을 처음 봤다. 공통 질문을 모아 ‘Q&A’ 형식으로 정리해서 올렸다. 운영 방식에 관한 질문은 많이 해결됐다. 이후에는 비속어에 관한 민원이 주로 들어왔고 기획 당시에는 상상치도 못한 일들이 많이 접수됐다. 가령 하루에 편지를 20개만 받을 수 있는데 누군가 의미 없는 편지를 20개 보냈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계속 새로운 일이 일어나니까 개발 측면에서도 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저희도 팀원이 5명이고 각자 역할도 있다 보니, 디엠 확인에는 3명 정도만 투입됐다. 시간이 좀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A. 서채연 프론트엔드(숭실대): 유저 수가 많다 보니까 적은 인원으로 파악하고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또 좋은 말을 전해주신 유저분들도 많았다. 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좋은 말씀을 들을 때면 정말 깜짝깜짝 놀랐다. 영어로 오는 경우도 있어서 정말 놀랐다.
Q. 기업에서 광고 문의는 없었나? A. 강민지 기획디자인(중앙대): 많은 연락을 받았다. 놀라웠다. 기업에서 진저호텔을 통해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거나, 기업을 홍보할 때 진저호텔을 이용해도 되겠냐는 연락이었다. 다양한 협업 요청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광고를 받거나 협업 요청에 응하진 않았다. 저희 목표는 일단 25일까지 서비스를 무사히 운영해내는 거다. 특히, 비영리로 시작한 서비스라 저희 능력치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내고자 한다.
Q. 초기에 서버 비용이 20만 원을 돌파했다고 들었다. 현재 서버 비용은 어떻게 감당하고 있나? A. 김훈섭 백엔드(한서대): 서버 비용은 서비스를 오픈한 2일부터 16일까지 약 53만 원이 들었다. 애초에 비영리로 기획된 서비스다 보니까 별도의 광고를 붙일 수는 없었다. 유저분들이 혹시라도 느끼실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대학생들 5명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금액이지 않나. 앞으로 25일까지 서버 비용이 얼마나 더 들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멋쟁이사자처럼대학’ 동아리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멋쟁이사자처럼’에 속해 있다. 진저호텔이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멋쟁이사자처럼'을 홍보하는 조건으로 광고비를 받는 계약을 현재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 만약 서버 비용을 충당하고 남은 수익이 있다면 기부를 할 생각이다.
진저호텔을 출시한 팀원 5명 중 3명은 비전공자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노베이스'였다는 △강민지(기획디자인) △김훈섭(백엔드) △박영신(백엔드)씨는 ‘멋쟁이사자처럼’ 동아리를 통해 개발자와 기획자로서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팀원 5명은 모두 각기 다른 학교에 소속돼 있었지만 모두 동아리에서 선후배 간 이뤄지는 품앗이 교육과 동아리원들과 함께하는 협업을 통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