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카카오(035720) 주가가 부진을 거듭해 액면분할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개인 투자자들의 카카오 순매수금액은 4조원을 넘어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600원(1.66%) 하락한 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4월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장중에는 2.17% 하락한 9만450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6월 연고점인 17만3000원 대비해선 45%가 빠졌다.
전날 류영준 전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카카오페이 주식 스톡옵션 매도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음에도 주가 하락세는 진정되지 않은 모양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 급등했던 성장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데다 카카오의 4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겹쳐서다. 최근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의 성장세 역시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1557억원으로 기존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내렸다. 한국투자증권도 전날 4분기 카카오가 일회성 상여금 및 마케팅비 증가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목표주가를 16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삼성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카카오 ‘줍줍’에 나섰다. 개인은 이날 카카오를 790억원을 사들여 830억원을 팔아치운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6거래일 연속 카카오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6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카카오가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상승 마감한 거래일은 하루도 없었다.
카카오는 최근 1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월11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카카오를 4조원어치 사들여 카카오는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전자우(005935) 다음으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개인 투자자의 카카오 평균 매수 단가는 12만5538원으로,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평균 손실률이 24.3%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커머스와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 커머스, 콘텐츠 등 주요 사업의 실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신사업에 대한 투자 성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기업가치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카카오는 클레이튼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