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에서 가장 큰 피해 중 하나였다"…中해커에 뚫린 日안보

트럼프 정권 말기에 인지…美국방부, 日에 우려 전달
日 대책 내놨지만 동맹국 美와 군사정보 공유 차질
WP 보도에…일본 정부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부인
  • 등록 2023-08-08 오후 5:50:35

    수정 2023-08-08 오후 5:50:35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중국군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일본의 안보 기밀이 무차별로 노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일본 정부가 서둘러 보안 강화에 나섰지만, 각종 군사 정보를 사실상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미·일은 전략적 동맹국간의 정보 공유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확인이 안 된 사실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전·현직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일본 기밀 군사망이 2020년 말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해커 조직으로부터 뚫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중국군 해커들은 일본의 기밀 군사망에 침입해 작전 계획을 비롯해 자산, 군사적 결점 등에 대한 모든 정보를 노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해킹 사안을 보고받은 한 전직 미군 관계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충격적일 정도로 나쁜 상황이었다”고 WP에 말했다.

일본이 중국의 감시 행위로부터 안전하지 않게 되면서 미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상 간의 정보 공유가 방해 받을 우려가 제기된다고 WP는 지적했다.

중국의 일본 군사 기밀망 해킹은 트럼프 행정부 말기이자 바이든 행정부로의 정권 이양기에 이뤄졌다. 당시 해킹 사실을 처음 확인한 폴 나카소네 당시 국가안보국(NSA) 국장과 매슈 포틴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곧장 일본으로 날아가 해당 사실을 일본 총리와 방위상에게 전달했다. 당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일본 현대사에서 가장 큰 피해를 준 해킹 사건 중 하나”라고 미 당국자들에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사이버 보안 및 국방 관계자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2021년에도 여전히 해킹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중국이 일본의 기밀 군사망에 침투해 있던 것을 확인했다. 이후 미국의 감독 아래서 일본은 기밀 군사망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사이버 보안 예산을 10배로 확대하고, 군 사이버 보안 인력을 4배 증가한 4000명까지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놓았다고 WP는 전했다.

중국군 해킹 공격으로 일본 안보 기밀정보가 유출됐다는 미 언론 보도에 일본 측은 전면 부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기밀정보 유출 관련 질문에 “확인되지 않았다”고 일축하며 “사이버 보안은 미·일 동맹 유지·강화의 기반이며 계속 확실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도 “자위대의 능력을 노출할 수 있어 대답을 삼가겠다”면서도 안보 기밀정보 유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한편 최근 들어 중국 해커들의 침입 강도는 한층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망에 대한 중국 해커들의 공격으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등 고위당국자의 이메일을 포함해 25개 기관의 메일 계정이 해킹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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