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수출 여건이 엄중하다며 351조원에 이르는 무역금융 지원을 비롯한 지원정책을 신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22일 서울 한국수입협회에서 열린 수출상황 점검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현 무역수지 적자가 올 연말까지 더 커질 수 있으며 수출 둔화도 장기화할 수 있으리란 우려가 나왔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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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진 차관은 22일 서울 한국수입협회에서 열린 수출상황 점검회의에서 “주요국 금리인상과 중국의 지역봉쇄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와 핵심 수출품목 반도체의 가격 하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우리 수출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도 엄중한 상황인식 아래 비상한 각오로 수출활력 제고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은 올 들어 9월20일까지 전년보다 11.7% 늘어난 5004억달러 규모의 누적 수출 실적을 기록했으나, 석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가격 급등으로 292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중이다. 교역 규모 자체가 크게 늘어나기는 했지만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의 무역적자 206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다.
장 차관은 “수출이 8월까지 22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지만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했고 4분기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너지 절약과 수요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실천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이날 산업부가 연 천연가스 수급현황 점검회의에서 올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도시가스 사용량을 줄인 기업에 현금을 돌려주는 캐시백 제도를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정부는 또 에너지 수입 부담을 수출 확대로 최대한 만회한다는 생각에 지난달 31일 올해 수출금융 지원 규모를 351조원까지 늘리는 등의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장 차관은 최근 수출 상황에 대해 “최대 수출국인 대(對)중국 수출 감소와 반도체 단가하락으로 수출증가율도 6월 이후 한자릿수를 기록해 예의주시하는 중”이라며 “정부는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이행해 기업의 수출활동 필요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코트라, 무역보험공사 등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관계(연구)기관은 현 무역적자가 연말까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또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주요국 경기하강, 고금리·고환율 영향으로 우리 수출 둔화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