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 버그’ 관련 민원은 처음 경기 고양시, 서울 은평구, 서대문구 등 일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러브 버그’의 산란 조건 때문이다. 이동규 고신대학교 위생곤충학과 교수는 “‘러브 버그’는 낙엽이 많이 쌓이거나 죽은 풀들이 많은 야산에 산란한다”며 “산란 조건을 잘 갖춘 서울 서북부 지역이 ‘러브 버그’가 살기 좋은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개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는 ‘가뭄’을 짚었다. 이 교수는 “‘러브 버그’는 날씨가 건조하면 번데기 상태로 비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성체가 된다”며 “그동안 우리 나라에 비가 오지 않았다가 최근 비가 왔기 때문에 번데기 상태에 있던 ‘러브 버그’들이 일시에 성체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가 예년같이 내렸다면 ‘러브 버그’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러브 버그’ 관련 민원이 서울 서북부를 넘어 마포구, 종로구에 이어 인천까지 확대되고 있다. 민원이 빗발치자 지자체는 앞다퉈 긴급방역에 나서고 있다. 경기 고양시와 마포구는 긴급 방역에 나섰고 은평구는 전담팀(TF)까지 꾸려 집중 방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칫 서울 도심 전역이 ‘러브 버그’에 점령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오는 9월에 한 번 더 ‘러브 버그’가 창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늘어난 ‘러브 버그’들이 일시에 산란하면서 나온 유충들이 여름을 유충기로 살다가 9월이나 10월쯤 다시 한번에 성체가 되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