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60억대 자산 전두환 추징법에 덜미…檢 재산 동결나서(종합)

檢, 재판 앞두고 朴측 재산처분행위 금지 나서
내곡동 사저·개인예금·주택매매 차익 등 60억~70억대
대통령 재임 때 만든 ‘전두환추징법’ 적용받아
  • 등록 2018-01-08 오후 4:18:03

    수정 2018-01-08 오후 4:21:08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검찰이 국가정보원에서 특별활동비 36억여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60억~70억원대 재산에 대한 동결을 추진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박 전 대통령의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 명령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고 8일 밝혔다.

추징보전은 피의자가 범죄행위로 얻은 재산을 법원의 형 선고 이전에 빼돌려 추징하지 못할 것에 대비해 해당 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금지하는 조치다. 법원이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여 추징보전 명령을 내리면 박 전 대통령은 자기 소유 재산에 대한 양도나 증여, 매매 등 처분행위가 불가능해진다.

추징보전 대상은 박 전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 △본인명의 예금 △지난해 4월 박 전 대통령 계좌에서 출금돼 ‘핵심측근’ 유영하(56·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에게 전달된 1억원권 수표 30장 등이다. 검찰에 따르면 수표 30억원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1일 삼성동 사저를 팔아 내곡동 사저를 구입하고 남은 금액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차액은 유 변호사가 받아서 수표 실물로 보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표 30억원은 아직 지급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이와 별도로 박 전 대통령에게 현금 10억원 가량도 받아 보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금 10억원도 사저 매매에 따른 차액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기존 삼성동 자택을 67억 5000만원에 매각하고 내곡동 사저를 28억원 가량에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매매로 약 40억원 상당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지난해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7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재산은 옛 삼성동 사저 27억 1000만원(공시지가)과 예금 10억 2820만원 등 37억 3820만원이었다. 그러나 시가 28억원 상당의 내곡동 사저와 약 40억원의 주택매매 차익, 수억원대 예금 등을 합하면 현재 재산은 어림잡아 60억~70억원대에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과 공모해 국정원 특수활동비 총 36억 5000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박 전 대통령을 지난 4일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국고손실,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와 예금계좌, 수표 30억원이면 추징범위(뇌물금액 36억 5000만원)를 넘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본임 재임 시절 만든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을 적용받게 된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3년 6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을 개정, 공무원이 뇌물로 얻은 재산의 추징시효를 기존 3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또 공무원 가족 등 제3자가 취득한 불법재산과 여기에서 유래한 재산도 추징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상납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유 변호사를 다시 선임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국정농단 사건 형사재판 등을 줄곧 맡았다가 지난해 10월 법원의 박 전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 결정에 반발에 사임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기간 연장 이후 법원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며 본인에 대한 법원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직접적인 뇌물범죄인 국정원 상납사건의 경우 유 변호사를 재선임하며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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