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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모든 기업들이 목표액보다 더 많은 자금을 끌어모으며 연초효과 못지않은 흥행에 성공했다. 또 모든 만기물에서 발행사가 민평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우는 등 언더 발행을 이어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38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조85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모집 금액의 7.5배에 달하는 규모로 SK하이닉스는 최대 7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사들은 총선 이후 채권시장 내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서둘러 자금조달에 나서는 모습이다. 통상 회사채 차환을 위한 자금이 필요할 때 만기 한 달 전 회사채 발행이 일반적이었으나, 일부 기업들은 만기가 5개월 이상 남았는데도 선제적으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채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CD 등 단기물로 자금을 조달해 국고채 3년물 등 장기물로 자금을 운용한다. 단기 금리가 더 높을 경우 오히려 운용 수익률이 낮아지는 역캐리 상황이 발생한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용 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볼 때에도 매우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인해 신용채권의 절대금리가 높아졌다”며 “운용기관의 입장에서는 (대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금리메리트가 있는 신용채권을 매수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부 건설사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에도 일부 여전사를 제외한 일반 회사채 A급까지도 강세”라며 “캐리목적 우량 크레딧 강세가 지속되겠으나 부동산 구조조정 리스크로 인해 A급 저신용 채권 상대적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