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내려가 있었다"...서울 아파트서도 여성 폭행 뒤 달아나

  • 등록 2023-07-06 오후 10:21:11

    수정 2023-07-06 오후 10:21:1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무차별 폭행이 일어난 가운데,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도 여성을 노린 사건이 발생했다.

6일 KBS는 서울 노원경찰서가 폭행 용의자인 남성 A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일 새벽 0시 30분께 노원구 상계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20대 여성 B씨를 뒤따라가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부터 B씨를 쫓아간 A씨는 집에 들어가려던 B씨를 비상계단으로 끌고 가 폭행했고, B씨의 비명을 들은 이웃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사이 현장에서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폭행하면서 성적인 발언을 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성범죄가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쫓고 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지난 3일 새벽 0시 30분께 노원구 상계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폭행하고 협박한 남성(사진)을 쫓고 있다 (사진=KBS1 뉴스 9 방송 캡처)
앞서 지난 5일 낮 경기도 의왕의 아파트에서도 이웃 여성을 상대로 한 무차별 폭행이 발생했다.

경기 의왕경찰서는 강간치상 혐의로 20대 남성 C씨에 대해 5일 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C씨는 이날 낮 12시 30분께 의왕시의 복도식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20대 여성 D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파트 12층에서 D씨가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C씨는 10층을 누른 뒤 D씨를 무차별 폭행하고, 10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D씨를 끌고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D씨는 갈비뼈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C씨는 D씨의 비명을 듣고 나온 이웃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성범죄를 목적으로 혼자 엘리베이터를 탄 여성을 노렸다고 진술했다.

아파트 내 부모 소유의 집에 혼자 살고 있던 C씨는 12층에서 남성이 타고 있거나 여성 여러 명이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는 그냥 내려보내는 등 10분 넘게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에 “엘리베이터 탑승 인원과 범행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계산해 중간층인 12층을 범행 장소로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C씨의 바지가 내려가 있었다”는 D씨와 목격자 진술도 나왔다.

C씨 10대 미성년자 시절, 강간미수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부산 서면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뒤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간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20년과 10년간 정보통신망에 신상 공개,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등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피해자는 의왕시 사건에 “얼마나 많은 이가 다쳐야 이상동기 범죄TF팀이 만들어질까”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묻지마 범죄’의 공식 용어를 이상동기 범죄로 명명하고 해당 범죄의 주요 표적이 되는 여성·노약자 대상 범죄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정신질환자 범죄의 대응하기 위한 TF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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