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50부는 이날 저녁까지 위메이드가 4대 거래소를 상대로 낸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의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지난 2일 진행된 가처분 사건 심문에서 송경근 부장판사는 4개 거래소가 예고한 거래지원 종료 시점이 오는 8일 오후 3시인 점을 감안해 “7일 저녁까지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7일 오후 7시 현재까지 가처분 결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재판부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심문에서 재판부는 위믹스를 바로 상장폐지하는 것과 투자유의종목 유지 상태에서 본안 재판까지 진행하는 것 중 어느 것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더 나은지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위믹스 거래가 계속될 경우 또 다른 투자자 피해를 낳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반대로 기존 투자자들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상장폐지보다 유의종목 지정 후 거래를 지속하게 하면서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나은지 고민하겠다는 의미다.
가처분 결과에 따라 위믹스 가격에 큰 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결과 발표를 앞두고 투자 시장도 혼돈에 빠졌다. 분단위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하루새 740원까지 떨어졌다가 1600원까지도 올랐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도 가처분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위믹스가 국내에서만 거래되는 ‘김치코인’이기 때문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거래소 상장폐지 결정 이후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위믹스는 사업의 중심 축이 이미 글로벌에 있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에 거래가 되느냐 여부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이라고 했지만, 위메이드 블록체인 생태계의 엔진이 되는 위믹스는 거의 국내에서만 유통되고 있다. 위믹스 전체 거래량의 97%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발생한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을 “위메이드의 소명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됐는지, 또 그 경우에도 여전히 종료 사유가 존재하는지”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을 맡은 송경근 부장판사는 제기된 문제 중에서 특히 “지원종료 사유가 소명기간 동안에 해소가 됐는지, 또 그 경우에도 (해소가 되더라도)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존재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위메이드와 거래소 측에 모두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양측 모두 지난 5일 재판부가 요구한 추가자료를 제출했다.
거래소 측은 유통량은 시장 가격 형성에 중요한 요인인데, 위메이드가 이를 속였기 때문에 거래종료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업비트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서와 실제 유통 물량 간 차이가 난 것은 결정적인 상장폐지 이유가 됐다. 계획서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2.45억개 코인이 유통돼야 하는데, 실제 유통량은 3.18억개로 7000만 개 이상의 차이가 발생했다. 10월 중순 가격(개당 2500원) 대입해 계산하면 무려 175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위메이드가 직접 작성한 유통 계획서를 일종의 사전 공시로 볼 수 있는데, 거래소나 투자자에 알리지 않고 공시를 어겼으니, 허위 공시를 한 셈이다.
업비트 측 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소속 변호사는 “가상자산은 가치를 상정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에 유통되는 공급 물량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위메이드 측 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소속 변호사는 “유통량 문제로 유의종목에 지정된 무비블록은 유통된 물량을 되돌려 유의종목에서 해지됐으므로 위믹스도 해지해주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미 발생한 투자자 손실 조단위
가처분 결과를 떠나 이번 사태로 위믹스 투자자들은 이미 큰 손실을 떠안았다. 현재 위믹스 가격은 글로벌 평균 기준 890원으로, 상장폐지 직전 가격 2100원에서 60%가까이 떨어졌다. 5000억원 규모였던 시가총액은 2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연초와 비교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 올해 1월 기준 위믹스 가격은 1만1300원 수준이었고, 시가총액은 1조4700억원 규모였다. 1년도 안돼 위믹스 가격은 90% 이상 폭락하고 시총 1조2700억원 증발한 것이다.
올해 초부터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혹한기(크립토 윈터)를 겪은 것도 영향을 줬지만, 위믹스의 경우 깜깜이 유통 문제가 2번 터지면서 투자자 피해가 더 컸다. 지난 1월에도 위메이드는 회사가 가지고 있던 위믹스 5000만개를 공시 없이 대량 매도한 사실이 알려져, 위믹스 가격이 폭락한 바 있다. 당시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매도해 확보한 현금을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 인수(1600억원) 등에 써 놓고,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뒤늦게 사실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