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27일 서울 중구 그랑서울에서 열린 핀테크 2차 ‘데모데이(Demo-day)’. 현장을 찾은 금융사들의 시선이 핀테크 기업 이리언스에 쏠렸다. 이 회사는 이날 홍채를 활용한 간편 결제 시스템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홍채 인식이 가능한 단말기에 얼굴을 갖다 대자 곧바로 결제가 끝났다.
‘링투페이(ring2pay)’라는 간편결제 기술을 선보인 인비즈넷도 여러 금융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물건값을 치를 때 휴대폰 ARS를 통해 비밀번호만 누르면 결제가 끝난다. ARS 결제 방식이어서 스마트폰에 앱을 내려받거나 액티브X와 같은 보안프로그램을 깔 필요도 없다. 정현철 인비즈넷 대표는 “비대면 거래 허용으로 금융사들은 본인인증 기술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며 “이날 우리 기술에 관심을 보인 은행, 증권사와 협력 기회를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사와 IT기업 간 융합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면서 올 하반기(7∼12월)엔 갖가지 핀테크 기술들이 새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서명 한번으로 인터넷계좌 접속
하나은행은 주식회사 핀테크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 회사는 대출을 신청한 고객의 갖가지 신용정보를 IT 기술로 수집해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개인의 소비패턴, SNS 활동현황 등 고객에 대한 성향을 여러모로 분석해 대출 가능 여부 및 한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일단 이 기술을 하나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규제 완화 나서지만…업계 체감도 미미
금융당국도 핀테크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핀테크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일단 걷어내겠다는 게 기본방침이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자금이체 시 보안카드 의무 사용을 폐지하고 카드결제 시에도 지문인식 등 생체인증 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보안카드 의무 사용 폐지는 감독 규정을 고쳐야 하는데 업계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10월 안엔 규정을 개정할 것”이라며 “생체인증 도입은 유권해석만으로 가능한 만큼 이는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로선 아직도 체감 정도가 미미하다. 예컨대 홍체 인증 방식을 도입하려면 홍체 정보를 어떻게 저장하고 어느 기관이 저장할 것인지가 정해져야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한 건 사실 덩어리 규제는 아니어서 업계의 체감도는 떨어진다”며 “최근 나온 핀테크 기술에 대한 정부 표준안이 빨리 마련돼야 업계에서도 사업 방향 등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