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싼 주담보 받아 개인신용대출 갈아타기 '러시'

국민· 우리 등 7개 시중銀 1분기 대출 분석
  • 등록 2015-04-08 오후 4:30:39

    수정 2015-04-08 오후 5:34:32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연 3%초반대로 금리가 낮아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연 4%를 웃도는 개인신용대출을 상환하는 이른바 ‘대출 갈아타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애초 갖고 있던 빚을 상환하기보다는 금리가 낮은 대출로 갈아타면서 가계부채의 총량은 줄지 않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집값 하락, 물가상승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 등 주택담보대출 상환 능력이 저하될 경우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택담보대출 ↑, 개인신용대출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7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잔액은 지난해 말대비 1.8% 증가한 405조 75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18개 은행의 대출잔액(570조 6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는 40% 수준이다.

가계대출 중 80% 정도를 점하는 주택담보대출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연 3%초반대로 떨어지면서 잔액이 같은 기간 2.4% 증가, 324조 13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0.8% 하락한 81조 6000억원을 나타냈다.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개인신용대출을 일부 상환한 셈이다.

김인구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장은 “대체로 매년 1분기에는 기업 상여금 지급 등에 따른 마이너스통장대출 상환 등으로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하지만 올 1분기의 경우엔 금리가 연 3%초반대로 낮아진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면서 개인신용대출이 감소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금리가 낮은 대출로 갈아타면서 상대적으로 채무상환부담 능력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총 부채는 줄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집값 하락, 물가상승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 등이 이뤄질 경우엔 가계부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외환은행 주담보 증가세 뚜렷

은행별로 보면 외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올 1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5조 69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0.5% 증가했다. 반면 개인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5% 감소한 4조 4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로는 8.5%(4175억원) 감소한 수치다. 개인신용대출 감소폭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커지면서 전체 가계대출잔액은 같은 기간 6.7% 증가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대비 각각 4.1%, 4.2% 증가한 63조 8000억원, 17조 3400억원 등을 기록했다. 개인신용대출은 우리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1.6% 감소했으며 기업은행은 0.6% 증가하는데 그쳤다.

농협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 잔액 모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전분기대비 각각 0.5%, 2.5% 감소한 46조원, 14조 150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8300억원 규모의 주택금융공사 적격대출 유동화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 실제로는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역시 올 1분기 적격대출 유동화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속에서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금리가 높은 개인신용대출 등을 상환하는 행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등을 통해 부채를 지속적으로 상환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채무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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