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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시아에서 일본증시의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48% 하락한 3만 6215.7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엔 3%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미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뉴욕증시 악화,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 따른 엔화가치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엔화가치 상승은 지난달 초 글로벌 증시를 폭락으로 이끈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공포를 야기했다.
윌슨 어셋 매니지먼트 인터내셔널의 매튜 하우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청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험자산이 단기적으론 더 하락할 수 있다”며 “이 단계에서는 모든 시장의 약세가 예상되며 일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엔화강세는 일본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일본의 관광 산업에도 악영향을 준다.
중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년 전보다 1.8% 떨어져 시장 예상치(-1.4%)와 전월 하락폭(-0.8%)을 모두 밑돌았다. 이에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인 5%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대비 0.33% 하락한 2535.93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 뉴욕증시도 이번 주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오는 11일 공개하는 8월 CPI·PPI 상승률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미 주식시장이 9월에 부진했다는 점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 17~18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이 지난 7일부터 시작돼 관망세도 상존한다.
일각에선 지난달 초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을 때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며, 경기 회복을 위해 연준이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하지만 과민 반응이라는 의견이 더 많다. 실물 경제에선 대량 해고 조짐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등 고용시장 침체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는 1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TV토론 역시 관망·대기 심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토론 이후에는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에너지 정책은 두 후보가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토론에서 어느 한 후보라도 승기를 잡으면 관련 종목들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술주가 폭락한 것이 아시아 증시를 끌어내리는 방아쇠가 됐다”며 “투자자들이 다음 주 연준의 금리인하 규모를 가늠하는 동안 일본 엔화가 강세로 움직이면서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미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차기 미 대통령의 정책은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 증시에 어느 후보가 더 좋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업에 더 친화적”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