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장관, 군부대 방문 공개…경질설에 건재 과시

바그너그룹 반란 후 첫 공개행보
  • 등록 2023-06-26 오후 5:40:04

    수정 2023-06-28 오후 2:26:18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경질설이 돌고 있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바그너그룹 반란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질설을 일축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사진=AFP)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쇼이구 장관이 러시아 서부군관구 지휘소를 방문, 우크라이나와의 전투 상황을 보고받는 영상을 공개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쇼이구 장관이 언제 지휘소를 방문했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쇼이구 장관의 행보가 공개된 것은 지난 24일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 이후 처음이다.

바그너그룹은 반란을 일으키며 쇼이구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에 대한 축출을 명분으로 삼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바그너그룹은 군수지원을 두고 쇼이구 장관 등 러시아 정규군 수뇌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그룹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는 하루 만에 끝났지만 쇼이구 장관 등의 거취는 불분명한 상태다. 일각에선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중단하는 대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쇼이구 장관 등에 대한 경질을 요구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의 다라 마시코트는 “쇼이구와 게라시모프는 업무 능력이 너무 나빠서 푸틴이 이들을 그대로 두는 건 (정권에) 위험하다”면서도 “하지만 푸틴에겐 충성심과 안정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FT에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CNN에 출연해 러시아군 수뇌부 교체 가능성에 “이런 현상(내부 반발·혼란)이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FT는 쇼이구 장관의 영상 공개를 두고 “(러시아군이) 평소처럼 업무에 복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쇼이구 장관과 달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바그너그룹 반란 사태 이후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쇼이구 장관은 1991~2012년 비상사태부 장관에 이어 2012년부터 10년 넘게 국방장관을 맡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사냥·낚시 등의 일정에 동행하는 최측근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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