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10층)한 채가 26억5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같은 달 평형과 층수가 같은 다른 집은 32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같은 층의 같은 평형이었지만 매매가 차이는 5억5000만원에 달했다. 매매가에 차이가 난 이유는 한 가지였다. 한강 조망권의 여부였다. 한강이 보이는 집은 보이지 않은 집보다 수 억원이 더 비싸게 매매가 이뤄진 셈이다.
|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 단지 전경(사진=이데일리DB) |
|
아파트 시장에서 ‘조망권’의 가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 창으로 강이나 산, 바다나 공원 등 자연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들이 매매시장에서 우대를 받는 현상이 갈수록 도드라지고 있다.
조망권 여부에 따른 집값 차이는 서울의 한강 조망권에만 해당하지 않았다. 바다 조망에서도 차이는 드러났다. 전남 여수시 웅천동의 ‘웅천지웰 1차(1블럭, 84.94㎡)’는 올해 1월 1층 세대가 3억500만원에 매매가 됐지만 바다가 보이는 14층은 같은 달 3억4200만원 지난 2월에는 동일 면적의 12층 세대가 3억57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조망권 여부는 분양 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들 중 6개 단지는 조망권이 우수한 단지로 나타났다. 이중 지난 9월 인천 송도에서 분양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의 경우 바다 조망권이 부각되면서 분양 당시 기준 인천 1순위 최다 청약자인 총 5만3181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20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월 같은 송도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도 송도의 워터프론트 호수 조망이 가능한 단지로 알려지면서 80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만8021명이 접수하면서 평균 7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건설사에서도 최근 ‘조망권’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달 강원도 속초시 동명동 일원에 ‘속초 롯데캐슬 인더스카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속초시에 공급되는 첫 번째 ‘롯데캐슬’ 브랜드 단지로 속초 바다 및 청초호 조망도 누릴 수 있다. 대우건설도 이달 중에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원에서 영덕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기흥 푸르지오 포레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원을 품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조성돼 공원 조망권을 확보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이달 중에 울산시 중구 성남동 일대에 ‘울산 태화강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울산 태화강변에 위치해 있고 정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에 아파텔이 지상 7층부터 자리하고 있어 대부분의 가구에서 태화강 조망이 가능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주택보급률이 104%에 달하지만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는 입지 자체가 한정적이다”며 “같은 지역의 아파트 단지라 할지라도 단지별 조망권과 가구별 조망권에 따른 매매가격 차이가 계속 커지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