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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보면 대동은 해당 기간 동안 외상값인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크게 늘었다. 대동이 제품을 납품하고도 현금 회수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 소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동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채권은 5517억원으로 전년 말 4277억원 대비 29% 증가했다. 기초와 기말의 평균 매출채권도 4032억원에서 4897억원으로 21.5% 늘었다. 이 영향으로 매출채권 회전율은 3.6회에서 3회로 줄었고, 매출채권 회전일수도 103일에서 122일로 19일 늘었다.
매출채권회전율은 매출채권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인 매출로 몇 번이나 전환됐는지는 보여주는 수치다. 매출채권회수기간은 외상 판매대금 등이 매출로 잡히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보여준다. 즉 이들 수치가 악화됐다는 것은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그에 따른 대손발생의 위험이 증가하고 수익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운전자본 부담 확대는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에 대부분의 현금이 묶이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둔화한 것이다. 통상 운전자본이 확대되면 현금유출을 증가시켜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부담을 준다.
대동의 올해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251억원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순유출 기조를 이어갔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제품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인 점을 고려하면 대동은 영업활동에서 유입된 현금보다 유출된 현금이 더 많은 셈이다.
앞서 NICE신용평가는 대동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은 중기 내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특히 대동의 경우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에 극단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만큼 신용등급 하향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을수록 만기가 빨리 돌아오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향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동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전체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7%로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보는 50%를 두배 가까이 상회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도 46.7%로 적정 수준(30%)을 크게 벗어난 상태다.
반면 차입금 대비 유동성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동의 올해 3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405억원으로 전년 말 643억원 대비 36% 줄었다. 차입금에서 현금을 뺀 순차입금은 7501억원에서 1조469억원으로 39.6% 증가했다. 이에 따른 대동의 순차입금비율은 168.4%로 적정 수준인 20%보다 8배 이상 높다.
김형진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운전자금 부담 확대 및 신사업 진출에 따른 설비투자 소요 증가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며 “잉여현금 창출이 제한됨에 따라 당분간 확대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