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4·5·7·8월에 이어 6회 연속 동결이다.
|
기준금리는 그대로지만, 시중은행 대출 금리 인상이 끝나길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도 대출자에게 돈을 내주려면 은행채 등을 발행해 돈을 빌려 와야 하는데, 이 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채 금리는 국채 금리를 따르고, 국채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 영향을 받는다. 미 국채 금리는 최근 상승세를 지속하더니 지난 18일(현지시간) 연 4.9% 선을 넘었다.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이미 주담대 변동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다. 상당수 차주에게 적용되는 하단마저 7개월 만에 4% 중반대로 올랐다. 이날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54~7.13%로, 일주일 전(10월 12일·연 4.17~7.14%)보다 하단이 0.37%포인트나 뛰었다. 약 두 달 전(8월 21일·연 4.05~6.05%)에 비하면 하단은 0.49%포인트, 상단은 1.08%포인트나 올랐다. 고정 금리도 상단이 일주일 전 연 6.54%에서 연 6.67%로 올랐다.
|
앞으로 주담대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 조달 이자의 평균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 전환했기 때문이다. 9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16%포인트 상승한 3.82%로 집계됐다.
주담대 고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무보증·AAA)도 지난달 첫째 주만 해도 4.3%대였는데 이달 들어선 연고점(4일·4.795%)을 찍으며 4.8%에 근접했다. 지난 18일 기준 4.717%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부동산 가격 상승과 금리 인하를 기대한 ‘빚투(빚내서 투자)’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다시 예전처럼 1%대로 떨어져서 비용 부담이 금방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점에 대해선 경고드린다”며 “여러 경제 상황을 볼 때 금리가 금방 조정돼서 금융 비용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