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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출산 시 부채탕감’ 정책 발표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지난 5일 나 부위원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정책에 대해 하루 뒤 안상훈 사회수석이 직접 나서 “정부 정책 방향과 다르다”고 해명을 하는가 하면, 8일에는 부위원장직 해촉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정책 발표 과정에서 정부 내 논의나 조율을 거치지 않고 개인 플레이를 펼쳤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라는 두 중책을 받아놓고도 직에 충실하지 않다는 불만이 임계치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당대회 출마는 나 부위원장에게 ‘하이 리스크(high risk), 하이 리턴(high return)’이다. 지지율과 인지도, 경륜 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우위에 있지만 대통령실의 뜻에 역행해 출마를 결단했는데도 당선되지 못한다면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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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힘’이냐 ‘윤심’이냐…안·김 설전
일찌감치 출마를 결정한 당권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같은 날 안철수 의원의 당대표 출마 선언과 김기현 의원의 캠프 개소식이 열렸다. 이들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며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4층에서 전당대회 캠프 개소식을 열고 세를 과시했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와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 유준상·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 등 당 원로뿐 아니라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박수영·배현진 의원까지 참석해 장내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원까지 약 3000명이 참석해 건물 입구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새로 선출되는 당대표는 희생과 헌신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당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거나 선사후공(先私後公)의 정신으로 당을 지배한다면 대통령 리더십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이 김 의원을 지지하는 것을 두고도 안 의원과 김 의원 간 신경전이 일기도 했다. 앞서 안 의원은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에 대해 “김장 김치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3월이면 쉰다”며 견제구를 날렸고, 이에 김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요즘 AI(인공지능)가 있어서 김치냉장고보다 훨씬 더 아주 발달된 기술이 있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