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번 국회에서 최대 현안이 됐던 이른바 '몸싸움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을 재석 192명 중 찬성 127표, 반대 48표, 기권 17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및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간 합의가 있는 때로 한정됐다.
이 법안에는 찬반이 첨예한 사안의 경우 고의로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제도도 도입됐다. 반면 법안 처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패스트트랙(의안신속처리제도) 조항도 포함됐다.
이 밖에 몸싸움과 의장석 점거를 방지하기 위한 조항도 포함됐다.
◇112위치추적법, 약사법 개정안 등 통과
이날 본회의에서는 그동안 밀려있던 민생법안들도 처리됐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돼, 긴급구조의 실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경찰에 개인위치정보 획득 권한이 주어졌다. 다만 위치정보 오남용을 막기 위해 경찰이 법원의 사후 승인을 받도록 했다.
또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일반의약품 중 주로 가벼운 증상에 사용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의약품을 약국 외 판매 의약품으로 정할 수 있게 됐다.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어업 등에 대한 주권적 권리의 행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날 통과됐다.
이로써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무허가 어업활동을 하는 자에 대한 벌금이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높아졌다. 배를 멈추라는 명령에 불응한 불법어업 선박의 소유자나 선장에 대한 벌금도 5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됐다.
또 '소 및 쇠고기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돼 앞으로 소비자들은 식품접객업소 및 집단급식소, 통신판매소에 제공된 수입쇠고기 유통 이력을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있게 됐다.
전파법 개정안도 통과돼 전자파에 대한 불안감을 덜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자파 강도 등급을 고시해야하고 무선설비 사업자 역시 각종 설비에 전자파 강도 등급을 표시해야한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돼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업체에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할 수 있게 됐다. 또 할당된 배출권은 매매나 그 밖의 방법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개정안'도 통과돼 앞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대기업 계열사는 국가기관 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다만 국방·외교·치안·전력·국가안보 관련사업으로 대기업의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지식경제부장관이 인정하는 사업에 대해서만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한다.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통과돼 대기업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장애인 편의증진, 교통약자 배려 법안 통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통과됐다.
앞으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으로부터 안내서비스·수화통역 등 편의제공을 요청받고도 이에 따르지 않은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의 시설주에게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도 가결돼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는 교통약자가 이용하는 차량 외에는 주차할 수 없게 됐다. 또 시각장애인의 보행 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보행우선구역 외의 지역에도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국회는 이날 유재풍 변호사를 국가권익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으며, 지난달 13일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 로켓을 발사한 것을 규탄하는 내용의 '북한의 로켓 발사행위 규탄 결의안'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