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삼성화재에서 롯데손해보험(이하 롯데손보)으로 회사를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화재 부장급 직원 이 롯데손해보험으로 이직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지원을 담당하던 인물들로 롯데손해보험에 임원급 자리를 약속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3일에는 강우희 전 삼성화재 상무가 롯데손해보험 전략영업총괄 겸 GA(독립법입대리점)그룹장으로 선임됐다. 강 그룹장은 삼성화재 시절 ‘영업통’으로 불리던 인물이다. 2014년부터 3여년간 삼성화재에서 GA담당 임원을 역임했고, 이후에는 마케팅팀장, 강남사업부장 등을 맡았다. 강 그룹장은 지난해 1월 삼성화재를 퇴사한 뒤,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또 지난해 롯데손해보험 리스크관리그룹장(CRO)에 삼성화재 리스크관리 부장 출신인 박종순 상무보가 선임된 바 있다. 박 그룹장은 삼성화재에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담당하던 인물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화재 실적이 괜찮아서 핵심수뇌부는 그대로 두면서, 나머지 임원들만 물갈이 할 것이란 얘기가 나돈다”며 “이에 타사에 이직 자리를 알아보는 임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희망퇴직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금융권 전반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곳이 많기도 하고, 삼성화재 내에 수석급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인건비 등의 부담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2년 이후, 공식적인 희망퇴직을 받은 적이 없다. 창업휴직제도를 매년 11월에 실시하며 인원 감축을 유도하고는 있지만, 이를 통해 퇴사하는 수는 적은 편이다. 창업휴직제도는 근속 10년 이상 또는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최장 2년간 무급휴직을 통해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 보니, 삼성화재 직원 수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5406명이던 직원 수(정규직)는 2018년 5563명, 2019년 5640명, 2020년 5690명으로 늘었다. ‘인사 적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내부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화재는 희망퇴직설에 대해 ‘전혀 얘기가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직사례는 있지만, 희망퇴직 진행 계획은 아직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