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업계, 클라우드 컴퓨팅 인재 확보 경쟁 가열

코로나發 엔지니어 구인난…스카웃 제의·물밑 경쟁 치열
2020년 클라우드 컴퓨팅 구인 게시물 77.5만건
2017년比 94% 급증…IT전체 증가폭 20% 크게 웃돌아
AWS 구축 핵심 임원 MS 이적 등 대기업도 예외없어
  • 등록 2021-10-07 오후 4:12:16

    수정 2021-10-07 오후 4:12:16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인재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영향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가 급증했고, 많은 기업들이 숙련된 엔지니어를 고용·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노동·경제 리서치업체 엠시(Emsi)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0년 게시된 클라우드 컴퓨팅 일자리 구인 공고는 77만 5022개로 2017년(40만 500개) 대비 94%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IT 부문 전체 일자리 증가폭 약 20%를 크게 상회한다. 올해 들어서도 1~9월 클라우드 컴퓨팅 구인 게시물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해 IT 부문 전체 증가폭 8%를 훌쩍 뛰어넘었다.

문제는 숙련된 인재를 원하는 곳은 많지만 인력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다른 기업 직원들을 스카웃하기 위한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테스트 스타트업 브리오시스템스의 보리스 립친 최고경영자(CEO)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더 많은 진단테스트를 요구해 클라우드 컴퓨팅 기능을 강화했다. 경쟁업체들로부터 직원들에 대한 스카웃 제의가 통상 몇 주 단위였는데, 최근 IT 기업들 간 엔지니어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젠 며칠 또는 몇 시간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IT 기업들의 경우 엔지니어 부족 현상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WSJ는 전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MS는 다른 회사로부터 인력을 빼았기지 않기 위해 직원들에게 경쟁 금지 계약에 서명토록 요구하는 방안을 최근 검토하고 있다.

현장 근로자뿐 아니라 최고 경영진을 상대로도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실례로 AWS 사업을 키운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찰리 벨 부사장이 MS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AWS는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MS가 이를 맹렬히 뒤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점유율은 AWS가 32%로 1위를, MS는 19%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인력을 빼앗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은 이탈을 막기 위해 기존보다 더 나은 급여와 더 많은 자율성 등 개선된 근무환경과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 주식을 제공해 발을 묶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수한 인재를 서로 데려가려다 소송전으로 비화하는 경우도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구글 클라우드 부문에 합류한 브라이언 홀 전 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망한 분야라는 인식에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에서 일하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교육회사인 코세라(Coursera)는 “지난 분기 △구글 클라우드 기초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최신 파이선 구축 등과 같은 교육 과정 수강자가 24만명 급증했다. 이는 2년 전 같은 분기보다 78%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인력 채용업체 로버트 하프의 매건 슬라빈스키 지역 담당 사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은 여전히 가장 많이 찾는 기술이다. 그 어느 때보다 수요가 높아졌다”며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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