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재능 기부의 혜택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훗날 멋진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해 자신이 받은 지식 혜택을 사회 곳곳에 돌려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박준희(55·사진) 서울특별시 관악구 구청장은 12일 서울대와 함께 앞장서고 있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 사업과 관련, “대한민국 최고 지성인이 모인 대표적 상아탑인 서울대의 우수한 인재와 교수진은 오래 전부터 본인들이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오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베네수엘라에는 ‘엘 시스테마’라는 청소년 오케스트라 지원단이 있다. 이들은 민생파탄으로 빈곤·마약·범죄 속에 놓인 가난한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나눠주고 클래식 음악을 가르쳐 훌륭한 지휘자와 교사 등 건강한 사회 구성원을 배출하고 있다. 성장한 후엔 또다시 자기보다 어린 거리의 학생들을 음악적 재능으로 단련시켜 나눔 혜택을 받은 만큼 희망을 더해 되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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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관내대학 ‘협업’…9년째 이어져
대표적으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봉사동아리 ‘프로보노’는 관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진학과 연관된 정보를 제공해 미래 법조인 양성에 힘쓰고 있다. ‘찾아가는 법 체험교실’, ‘진로·진학 멘토링’ 등을 운영함으로써 법조인의 역할과 소양에 대해 교육하고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에 관한 생생한 정보를 공개하며 진학을 돕고 있다.
서울대 공과대학 상위 2%의 우수학생으로 구성된 사회공헌조직 ‘공우’도 2012년부터 이공계에 관심 있는 관내 고등학생을 상대로 공대 진학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서울공대 11개 학부를 소개하고 각국 정상·최고경영자(CEO) 등 이공계 출신 유명인사의 강연과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해마다 공대 진학정보를 현장감 있게 소개해 청소년기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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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영세업체에 무상 경영컨설팅
지식 나눔뿐 아니라 서울대 동아리 학생들은 관악구에서 추진하는 ‘톡톡(Talk-Talk) 멘토링’ 사업에 참여해 학습지도 위주에서 벗어나 스포츠·예술·봉사·고민상담 등 인성과 감성 발달 영역에서도 재능기부를 실천 중이다.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톡톡 멘토링’은 대학생 멘토와 관내 초·중·고교생 및 지역아동센터 이용 청소년 멘티가 어울려 운동 등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소통함으로써 신체·심리 건강증진을 도모함은 물론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등 청소년 문제 해결점을 공동으로 모색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외에 서울대는 관악구 고교생이 학문탐구 의욕을 고취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도록 서울대 중앙도서관을 체험하게 한다. 매년 ‘고교생 도서관 체험캠프’를 열어 명사특강 및 시설 투어, 도서전시 관람, 휴먼라이브러리 체험 등의 기회를 가지며 대학의 지역사회 공헌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이다.
연령층에 국한하지 않는 재능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다양한 전공지식과 실무경험을 갖춘 학생들로 꾸려진 서울대 사회공헌조직 티움(T-um)은 관악구 내 근로자 5인 미만의 영세업체에 무상으로 컨설팅을 실시한다. 2011년부터 시작한 컨설팅은 연(年) 2회, 5~6곳 업체를 선정해 △상권 및 입지 △매장 진단 △손님 성향 △분석마케팅 △고객서비스 등 매출상승 전략을 전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박준희 구청장은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서울대학교의 묵묵한 선행이 관악구 전역에 ‘나눔과 기부’라는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