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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미 의회가 외국인 투자 및 인수·합병(M&A)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인 존 코닌 의원(텍사스)과 다이앤 파인슈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이날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US)의 심사 권한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로버트 피틴저 공화당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NYT는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중국 자본 유입이 미 안보에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으며, 이번 법안 발의 역시 중국 자본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로봇공학,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중국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15년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해외 기술 및 노하우를 취득하는 것을 적극 장려해 왔다. 대미 투자도 급증했다. 리서치회사 로디움그룹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 자본의 미국 내 투자 규모는 460억달러로 전년 대비 3배 가량 늘었다. 배스베리앤심즈 로펌의 국제 무역 담당 부서장인 테드 맥브라이드는 “그들(중국 투자자)은 전통적으로 해왔던 것보다 더 많은 거래를 모색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거래들”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최근 들어서는 중국 자본이 단순한 M&A에 그치지 않고 합작투자 방식으로 CIFUS 검사를 피해가고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내용도 법안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코닌 의원은 “잠재적으로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투자에 대해선 심사 기간과 대상을 늘려 신중하게 검토하도록 하고, 유익한 투자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거래가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CIFUS는 앞서 7월에도 중국 하이난항공(HNA)그룹의 미 기내 엔터테인먼트 업체 글로벌이글 인수와 중국 가전기업 TLC의 인시고모바일 방송 사업 인수도 같은 이유로 승인을 거절했다. 현재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의 머니그램 인수와 HNA그룹의 스카이브릿지캐피탈 헤지펀드 지분 인수 건을 검토 중이다. 야후의 공동설립자 제리 양은 “CIFUS와 의회가 중국 거래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조사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을 ‘보호무역주의’라고 비난했다. 또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 경제성장을 지원해왔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목표와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