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울산 CA공장 유니드에 판다.."공급과잉 해소"

경쟁력 강화 위한 석화업계 첫 자율적 사업 재편
상반기 내 실사 거쳐 최종합의 하기로
유니드, 인수 후 가성칼륨(KOH) 생산공장 개조
  • 등록 2016-02-25 오후 2:04:21

    수정 2016-02-25 오후 2:04:21

[이데일리 최선 기자] 한화케미칼(009830)이 울산 석유화학 산업단지 내 위치한 CA(염소·가성소다)공장을 유니드(014830)에 매각한다.

양 사는 최근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합의하고 올해 상반기 내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매각 금액은 추후 실사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며 현재 취득원가에서 감가상각비를 제한 장부가는 약 700억원 수준이다.

CA사업은 소금물을 전기 분해해 염소와 가성소다를 생산하는 공정이다. 염소는 주로 폴리염화비닐(PVC) 원료나 각종 산업의 살균·세척 용도로 사용되며 가성소다는 세제 원료나 각종 수처리에 중화제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유니드는 가성소다 생산설비 인수 이후 이를 개조해 가성칼륨을 생산할 계획이다.

가성칼륨은 기존 설비에 원료만 소금물 대신 염화칼륨으로 투입하면 생산이 가능하다. 가성칼륨은 강한 알칼리성의 무기화학 소재로 탄산칼륨 (비누, 유리, 염색제 원료), 반도체 세정, 식품 첨가물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수요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업재편으로 인해 가성소다 공급 과잉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성소다 시장에는 한화케미칼 외에 LG화학(051910), 삼성정밀화학(004000), OCI(010060), 백광산업(001340)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가성소다의 규모는 20만t으로 전체 생산 규모(210만t)의 9.6%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가성소다를 포함한 국내 CA 시장은 주요 업체들의 신증설로 공급량(210만t)이 수요량(130만t)을 80만t 초과할 만큼 공급과잉이 심각하다. 글로벌 시장도 중국의 폭발적인 신증설로 인해 공급과잉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1위 가성소다 생산업체인 한화케미칼과 세계 1위의 가성칼륨 생산업체인 유니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양사는 사업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과잉 중복투자를 피하고 각자의 강점을 살려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유니드로부터 가성칼륨의 부산물인 동시에 PVC(폴리염화비닐)의 원료인 염소(Cl2)를 안정적으로 조달받아 울산 PVC 공장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유니드는 현 인천공장이 인천도시개발계획 시행을 앞두고 있어 공장 이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전 비용을 절감하고 중단 없이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양 사간 합의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업체간 첫 번째 자발적 사업재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TPA(고순도 테레프탈산)등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에 최근 정부는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케미칼은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의 취지와도 부합하는 결정”이라며 “양 사는 단순한 설비자산 매각에 그치지 않고 향후 동반자적 사업관계를 유지하는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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