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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미국인 1006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64%만이 `지금은 가난해도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믿는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년간 계속된 설문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금융위기가 한층 고조됐던 2009년초에도 미국인의 72%는 이런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지난 달 일자리는 32만1000개 가량 증가하고 일반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도 예상보다 더 올랐지만, 체감하는 경제가 1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10명 중 6명은 가계소득이 1년 전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30~64세의 4분의 3 가량은 노후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저축을 갖고 있지 않은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은 부의 재분배보단 경제 성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응답자의 54%는 “부의 불평등을 유발할 수 있는 적은 규제보다 경제 성장을 막는 과도한 규제가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38%만이 너무 적은 규제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아메리칸 드림이 꺾이게 된 이유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열심히 일해도 다 갚지 못하는 부채다. 신용카드로 소비하고, 대출을 받고 학교를 마치고 집을 사느라 평생 벌어도 빚더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날 신용카드 조사업체인 크레딧카드닷컴(CreditCards.com)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18%가 “남은 일생동안 지금의 빚을 갚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비율은 지난번 조사였던 2003년 5월의 9%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모기지대출(우리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이 늘고 있고 학자금 대출 부담도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또 응답자 가운데 11%는 “빨라야 70대까지는 채무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인 답을 내놓았다. 25%도 “적어도 60대까지는 빚을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의 채무 상태에서 언제쯤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들이 내놓은 답은 평균 53세였다.
맷 슐츠 크레딧카드닷컴 선임 애널리스트는 “고용시장이 개선되는 와중에서도 학자금대출과 신용카드 빚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반면 가계 급여는 빠르게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같은 채무 상환 부담을 키우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