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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은 26일 새벽 F-15·F-16 전투기 등을 동원해 수도 테헤란과 남부 후제스탄주, 서부 일람주 등 3개 지역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 주요 목표물은 테헤란을 보호하는 방공망과 이란의 미사일 추진체를 만드는 연료 혼합 시설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방공망이 제거되면 이란 지도부가 ‘테헤란을 보호할 수 없다’는 불안에 빠질 수 있다고 이스라엘과 미 당국자들은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습으로 러시아산 S-300 지대공 미사일 포대 3곳이 파괴됐다. 구(舊)소련이 개발한 S-300 시스템은 지상의 레이더들이 공중의 목표물을 감지하면 중앙통제실에서 정보분석을 거쳐 지대공 미사일이 자동 발사되는 구조다.
이란군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투기는 이란 영공에 진입하지 않고 이란 국경에서 112km 떨어진 이라크 영공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목표물이 위치한 지역의 악천후로 인해 이스라엘 보복 공습은 며칠 지연됐다고 NYT는 전했다.
미 국방부 최고 중동 정책관을 지낸 근동 정책연구소의 다나 스트룰은 “이스라엘은 복잡한 다파적 공격을 정밀하고 신중하게 조정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사상자를 피하기 위한 시간대에 군사시설만을 겨냥해 이란은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평했다.
실제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또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에 대해 즉각적인 반격 보다는 신중한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악랄함을 경시하거나 과장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 이란 국민의 힘과 결의를 전달하는 방법은 당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핵무기 3∼4개를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중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일방 탈퇴한 이후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의 생산을 늘렸다.
NYT는 이란이 러시아나 북한 등과 같은 기존 핵 보유국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실제 핵탄두를 만드는 데 최소 18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