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당초 현역 의원을 ‘물갈이’하고 새롭게 쇄신하겠다고 공언한 국민의힘 공천이 잠잠하게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 텃밭인 영남권을 중심으로 피바람이 불 것을 예고했지만 미미한 순풍 정도에 그치며 ‘혁신’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여당에서 컷오프(공천 배제) 된 지역구 현역 의원은 ‘0명’으로 세대교체가 실종됐단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1일 기준 전체 공천 지역구 242곳 중 183곳의 공천 결과를 발표하며 76% 정도 마무리했다. 지금까지 서정숙·최영희 의원이 컷오프 됐지만 모두 비례대표다. 현재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 중 공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곳은 총 23곳으로 ‘여당 양지’인 영남권과 서울 강남·서초 등이다.
당은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내홍을 겪자 더욱 몸을 사리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밀실공천’, ‘이재명 사당화’ 등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시스템 공천이 중간 점수는 받고 있어서다. 여기에 오는 2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쌍특검법’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치밀한 표 계산도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컷오프된 현역들이 탈당을 하거나 당내 파동을 일으키면 당으로선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공관위는 당초 현역 중 하위 10%에 드는 7명을 컷오프 한다고 했지만 이곳에 해당하는 일부 의원들이 지역구 재배치에 응하면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컷오프되는 현역 의원이 7명도 되지 않는 셈이다. 지금 기조로 간다면 역대 최저 수준의 현역 의원 교체율을 기록할 수도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의 물갈이 폭은 65%에 달했다.
장동혁 당 사무총장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아직 경선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인적) 쇄신이 없다는 비판은 이른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공천 발표가 남은 지역구는 보수세가 강한 곳들이다. 남은 결정을 통해 쇄신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지, 빈 껍데기만 남은 ‘혁신’으로 끝날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 국민의힘 예비후보 경남 진주시을 김병규, 김재경, 부산진갑 이수원, 경북 예천청도 김경원, 김해시을 박진관 등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공천 관리 심사에 이의를 제기하며 공관위 평가결과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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