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20대 부호 가문서 中 '실종'…인구도 경제도 인도에 밀려

亞부호 20위에 中부호 전무 '굴욕'…2020년 이후 처음
부동산 위기로 순위권 밖 밀려나…인도는 자산 급증
‘젊은’ 인도, 中 제치고 인구 1위…성장률도 中 웃돌아
中대체 신규 투자처 급부상…글로벌 자금 빨아들여
  • 등록 2024-01-29 오후 4:34:22

    수정 2024-01-29 오후 4:34:0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지난해 인도에 세계 최대 인구대국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경제 부문에서도 성장률, 부호 순위에서 밀리는 등 굴욕을 맛보고 있다. 일부 글로벌 대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면서 아시아 1위 경제대국 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亞부호 20위에 中부호 전무…2020년 이후 처음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시아의 20대 부호 가문(Asia’s 20 Richest Families) 현황에서 중국 본토 재벌 가문은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2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헝다가 촉발한 부동산 위기가 중국 부호들의 자산 가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위권 내 홍콩 부호 가문 5곳 중 4곳의 자산이 줄었다. 홍콩 부동산 업체 뉴월드를 이끄는 청 가문은 전년대비 24억달러가 감소했다. 이 가문의 자산이 뒷걸음질친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이 역시 중국 부동산 위기에 휩쓸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은 인도 최대 석유·통신 대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를 지배하는 암바니 가문이 차지했다. 인도 건설업체 사푸르지 팔론지 그룹을 운영하는 미스트리 가문도 3위에 위치했다. 암바니, 미스트리, 진달 등 상위 20위권 내 인도 부호 가문들의 자산은 지난해 3월 이후 55억달러 증가한 5340억달러로 집계됐다. 아시아 지역 최대폭 증가세로 인도 경제의 고속 성장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는 중국이 경제 위기에 봉착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도의 글로벌 위상이 정치·외교·경제 등 전반에서 높아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블룸버그는 인도 부호들의 자산 확대에 주목하며 “아시아의 부와 권력의 집중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젊은’ 인도, 中 제치고 세계 인구 1위…성장률도 中 웃돌아

인도는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대국으로 올라섰다. 유엔 집계 기준 지난해 인도의 인구는 14억 2863만명으로 중국(14억 2568만명)을 웃돌았다. 인도의 인구가 중국보다 젊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인도의 인구는 2044년엔 22억명을 돌파하는 등 앞으로 20년 간 44% 이상 폭발적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구는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2022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제 성장률 역시 인도가 앞선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가 지난해 6.3%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5.2% 성장률을 달성했으며 올해도 5%대 성장이 예상된다.

인도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영국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으며 3·4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독일과 일본을 맹추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7년엔 인도가 세계 경제 규모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했다. 인도 자체적으로는 2047년까지 중국을 따라잡고 선진국이 되겠다는 목표다.

中대체 신규 투자처 급부상…글로벌 자금 빨아들여

인도는 내수 경제를 발판 삼아 고속 성장을 이루는 동시에, 인센티브를 앞세워 글로벌 투자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 역시 인도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이 대표 사례다. 이 회사는 2022년 인도에 첫 애플스토어를 오픈한 뒤 같은 해 8월부터 아이폰15를 인도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인텔, 마이크론, 폭스콘, 테슬라 등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잇따라 인도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중국 경제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증시 폭락, 신뢰도 하락, 수출 및 내수 소비 위축, 디플레이션 등 다양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른 인도의 약진과 맞물려 ‘세계의 공장’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강력한 봉쇄조치 이후 외국 자본이 대거 이탈하기 시작했다. 애플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인도, 베트남 등지로 이전했다.

아울러 인도 시총 상위 50개 기업으로 구성된 니프티50지수와 뭄바이 증권거래소의 센섹스 지수는 최근 1년 새 20% 이상 급등했다. 그 결과 인도 증시는 지난해 시가총액 기준 사상 처음으로 홍콩 증시를 추월하며 세계 4위에 등극했다. 대조적으로 중국 증시는 지난해 13%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이에 인도는 생산기지뿐 아니라 신흥국 투자처로서도 중국의 대안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외에도 인도는 지난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정치·외교·안보 부문에서도 국제 위상이 대폭 상승했다. 노무라증권의 인도 및 아시아(일본 제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온날 바르마는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향후 10년 동안 중국을 대신해 (세계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서구 경제와 달리 아시아는 상대적으로 강한 펀더멘털로 글로벌 역풍이 가라앉으면 더 강력하고 빠른 회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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