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대통령은 방문 사흘째인 13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에서 정부 소재지인 헤이그로 이동해 먼저 상원건물에서 얀 안토니 브라윈 상원의장, 레이몬드 드 로온 하원 부의장과 합동면담을 가진 후 총리실로 이동해 마크 루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양 정상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양국이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도 전에 발발한 한국 전쟁에 네덜란드 군인들이 참전하여 치른 희생을 평가했다”며 “양 정상은 한국과 네덜란드가 1961년 외교관계 수립 이래 지난 62년 동안 경제, 교역,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양국 협력을 발전시켜 온 데 대해 큰 만족을 표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양 정상은 지정학적 파트너로서 한국과 네덜란드가 세계 평화, 번영, 안보에 기여하기 위해 경제안보와 해양안보를 포함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과 유럽-대서양 지역의 파트너십을 증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빈 방문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기반으로 한 양국 관계 발전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정무, 국방, 안보, 사회, 경제, 문화, 지역 및 다자영역에서의 구체적인 조치, 구상 및 합의들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작년 루터 총리 방한때 채택)을 지속 이행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번 국빈방문의 주요 성과는 △외교안보 △반도체 동맹 구축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분야 협력 △미래전략 기술 분야 협력 △인적·문화교류 증진 등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양국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기존에 격년으로 개최하던 외교장관 간 전략 대화를 2+2 포맷으로 확대해 격년 주기 외교·산업부 장관 간 2+2 대화체를 신설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2+2 협의를 갖는 나라는 미국, 호주, 영국과 같은 핵심 우방국들인데, 이들 나라들과 실시하는 2+2 회의는 외교-국방 장관급 대화체다.
이번에 한국과 네덜란드 간에 신설되는 2+2 장관급 대화체는 한-네덜란드 양국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외교-산업 2+2 협의체로 신설됐다. 이는 반도체를 포함한 공급망, 경제안보, 수출통제 분야 전략 공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대통령실은 기대했다.
양국은 반도체 동맹도 구축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양국이 평시 각별한 협력을 도모하는 가운데 위기 발생 시에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반도체 공급망 위기 극복 시나리오를 함께 집행해 가고 이행해 가는 그러한 동맹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정부와 기업들은 윤 대통령의 ASML 방문 계기에 정부 간, 기업 간 3건의 반도체 협력 MOU를 체결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외교당국 간 연례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하기로 했고, 양국 산업당국 간에는 반도체 정책 조율을 위한 국장급 반도체 대화를 신설해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 MOU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 협의체 구성도 추진된다.
아울러 양국은 인적·문화교류 증진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양국은 청년 교류 기회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워킹홀리데이 참가자 수를 2배로 확대했다. 또 박물관 간 소장품 교류, 공동 큐레이션 간 문화기관 교류, 아티스트 단기체류 지원 프로그램도 더욱 활성화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양국은 정상 임석 하에 총 6건의 MOU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도 참석했다. 세부적으로는 양국 외교부는 ‘경제안보협력 MOU’를, 산업통상자원부는 네덜란드 유관 부처들과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 MOU’, ‘원자력 분야 정부 간 협력 MOU’, ‘무탄소 에너지 협력 MOU’ 등 3건의 MOU를 체결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와 ‘ICT 협력 MOU’를, 양국 국방부는 ‘국방협력에 관한 MOU’를 각각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