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마지막까지 내부와 외부 인사 간의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임종룡 전 위원장의 3파전이 유력하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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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롱리스트는 7명이 추려졌다. 우리금융 내부 출신으로는 이원덕 행장과 박화재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등 5명이 포함됐다. 외부 인사 중에서는 임종룡 전 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 2명이 포함됐다. 당초 후보군에 포함됐던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은 막판에 후보직을 고사했다. 우리금융 측 관계자는 “김병호 전 부회장은 지난 25일 회장 인선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원덕 행장, 박화재 사장 등 내부 현직 인사들과 임종룡 전 위원장의 3파전 구도를 높게 점치고 있다.
1961년생인 박화재 사장은 광주상고를 나와 옛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주택금융사업단장, 서초영업본부장, 여신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거친 그룹 내 영업통으로 통하며, 그룹사 시너지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성사시킨 것도 박 화재 사장이 진두지휘한 결과물이다.
이번 인사는 상업·한일은행 출신으로 구분되는 계파 간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우리은행은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으로 통합 출범했다. 문제는 흡수 통합이 아닌 대등 합병이다 보니 인사 때마다 계파 논란이 불거지곤 한다. 이로 인해 내부적으로는 양측 인사가 번갈아 행장을 맡는 일종의 관례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손태승 회장과 이원덕 행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니 차기 회장은 상업은행 측 인사가 와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름값으로 따지면 외부 인사인 임종룡 전 위원장이 유력 후보다. 1959년생인 임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장과 국무총리실 실장(장관급),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으로, 일찌감치 차기 우리금융 회장 낙점설이 돌았던 인물이다. 최근 임 전 위원장은 “우리금융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외부에서 좀 더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출사표까지 던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내부 출신으로 기울었던 우리금융 회장 자리가 막판 들어 외부 인사로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다만 우리금융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우리금융 노조 측은 “우리은행이 중징계를 받은 사모펀드 사태는 임 전 금융위원장에 현직에 있을 당시 규제를 완화해서 지금 상황에 이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으로 등극하는 일은 막을 것이다. 영업중단까지 각오하고 있다”며 차기 회장에 내부 출신 인사를 선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오는 27일 숏리스트를 압축한 임추위는 이후 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프레젠테이션(PT) 등을 진행한다. 이르면 다음 달 단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내정된 차기 회장 후보는 3월 중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