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태현 살인 사건(노원 세 모녀 살해)의 피해자 유족으로서 가해자 김태현에 대한 엄벌을 통해 국민 안전과 사회 정의가 보호받기를 바란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살인 사건 피해자 중 어머니의 형제자매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먼저 “언론에서는 ‘노원 세 모녀 사건’으로 말하지만, 이를 들을 때마다 가족들의 마음이 무너진다. 가해자의 이름을 따서 ‘김태현 사건’ 등으로 지칭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혹한 심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청하기 위해 어렵게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저희 동생은 어린 두 딸이 2살, 4살 되던 해에 남편을 여의고 이후 20여 년 동안 오로지 두 딸을 밝고 건강히 키우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살았다”며 “아빠의 부재가 삶에 흠이 될까, 경제적 어려움이 그늘이 될까, 자신에겐 인색했으나 딸들은 부족함 없이 키우느라 온몸이 부서져라 일했다”고 했다.
이어 “덕분에 본인은 물론 두 딸도, 동료와 친구들뿐만 아니라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긍정의 아이콘으로 사랑과 인정을 받으며 아름답게 살았다”며 “사건이 발생했던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일상 중 하루였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삶이 사람의 탈을 쓴 악마의 손에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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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9일 포토라인에 서서 얼굴을 드러낸 김태현이 무릎을 꿇고 “숨 쉬는 것도 죄책감이 든다”며 피해자들과 유가족에 사과한 것에 대해 “반성이라고 인정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청원인은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인지, 어떤 다른 그릇된 의도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김태현의 행동과 태도는 진정한 반성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생과 조카들이 다른 어느 곳도 아닌 자신들의 보금자리에서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숨을 거두면서 느꼈을 공포와 슬픔을 생각하면 목이 메이고 숨이 막혀오듯 먹먹해 몇 시간이고 눈물만 흐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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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청원은 20일 오후 2시 현재 4200명의 동의를 얻었다.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여성을 스토킹하다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여성이 사는 아파트를 찾아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9일 살인과 주거침입 등 다섯 가지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김태현의 1차 구속 기간은 지난 18일 만료됐다.
이에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김태현에 대한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 법원의 허가를 받고 구속 기한을 일주일 연장했다.
구속 기간을 두 차례 늘릴 수 없는 만큼 검찰은 다음 주 중 김태현의 법원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