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 ‘삭발’...증거인멸 vs 변태적 행위

  • 등록 2018-07-06 오후 4:46:01

    수정 2018-07-06 오후 4:46:01

6일 오전 전남 강진경찰서에서 강진경찰서 수사과장이 여고생 살인사건과 관련 중간 수사상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삭발된 채 시신으로 발견된 이른바 ‘강진 실종 여고생’ A양(16)의 미스터리가 일부 밝혀졌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6일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피의자 김씨(51)의 집 다용도실에서 전기이발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이발기에서 A양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경찰은 김씨가 전기이발기를 이용해 A양의 머리카락을 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CTV 화면에서도 김씨가 낫과 함께 전기이발기를 챙긴 장면이 확인됐다.

김씨가 2년 전 인터넷으로 구매한 전기이발기에서 김씨 아들의 유전자도 섞여 검출된 것으로 보아, 평소 김씨 본인이나 아들의 머리카락을 깎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경찰은 김씨가 A양의 머리카락을 삭발한 이유는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경찰 내에서도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라는 추정이 있지만, 시신 일부만 있어도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 파악이 가능하기에 의문은 여전하다. 일각에선 변태적 행위의 하나로 머리카락을 깎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A양의 머리카락만 밀고, 특정 부위의 체모는 그대로 둔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살해한 시신을 삭발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증거를 없애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A양은 지난달 16일 ‘아빠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떠난 뒤 실종돼 8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부검 결과에 따라 6일 A양의 아버지 친구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등과 함께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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