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수호랑 인형 2개 10만원에 팝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열기가 고조되면서 공식 마스코트인 수호랑(백호)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수호랑 인형이 연일 ‘완판행진’을 거듭하면서, 인터넷 중고 거래사이트에는 수호랑 인형을 투자목적으로 구매하고 다시 되파는 ‘리셀러(Reseller·웃돈을 받고 상품을 되파는 사람)’도 등장했다.
| 20일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에 올라온 수호랑 관련 굿즈 매매 게시글.(사진=중고나라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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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기준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는 수호랑을 매매 또는 매수하겠다는 게시글만 200여 개가 올라와 있다. 최근 수호랑 인형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중고거래 횟수도 급격히 증가한 것.
뜨거운 인기만큼 수호랑 몸값도 치솟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3만원 선이면 구매할 수 있었던 정가 2만5000원의 수호랑 인형(30cm)은 최근 5만원선에 중고거래가격이 형성돼 있다. 평창올림픽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수호랑 인형이 전량 품절되자 몸값이 2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장원급제 수호랑’ 인형의 인기가 뜨겁다. ‘장원급제 수호랑’은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시상품으로 수여하는 ‘어사화 수호랑 인형’과 생김새가 유사하다. 정가 3만9000원이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10만~15만원에 장원급제 수호랑을 구매하겠다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인형을 투자목적으로 구매하는 ‘리셀러’다.
| 평창 수호랑 인형.(사진=롯데쇼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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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전민기(31·가명)씨는 지난 18일 장원급제 수호랑 인형 4개를 중고거래를 통해 37만원에 구입했다. 전씨는 “우리나라에서 평생 한 번 열릴까 말까한 동계올림픽이다. 그 중에서도 희소성이 있는 굿즈(상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기 마련”이라며 “10년,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비싼 값에 되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리셀러들의 ‘사재기’가 올림픽을 기념하는 굿즈의 본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제품인 ‘구스롱다운점퍼’, 일명 ‘평창 롱패딩’을 구매해 웃돈을 받고 판매한 리셀러들도 네티즌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에 한때 2배 가까이 치솟았던 평창 롱패딩의 중고거래가는 현재 원가수준을 밑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수호랑 인형은 귀여운 외모로 10~20대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들이 SNS에 인증사진 등을 올리면서 인기가 급속도로 올라간 것”이라며 “다만 인형을 구하기가 힘들 뿐, 한정수량 판매하는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추후 중고거래가도 다시금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