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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자 공매도 거래금액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한 셀트리온(068270) 등 바이오주(株)와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등 업황 악화 우려가 큰 종목에 집중됐다. 차후 공매도 물량으로 출회할 가능성이 있는 대차거래 상위 종목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이를 증시 하락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악재로 받아들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현재로선 한샘(009240), GS리테일(007070) 등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의 주가 약세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일 공매도 금액, 한 달새 두배 넘게 급증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공매도 거래금액은 일일 1800억원대로 감소하다 올 들어 점차 증가하더니 29일엔 42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일일 공매도 금액이 한 달새 두 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60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도 920선을 넘어서며 한 달새 5%대, 16%대씩 급등하자 하락 조정에 베팅한 세력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공매도 물량으로 출회할 가능성이 큰 주식 차입잔액도 증가세다. 29일 기준 대차잔액은 72조2300억원 수준으로 한 달 전(61조1000억원)보다 18.2% 급증했다. 대차잔액은 결제나 차익·헤지 거래 또는 상장지수펀드(ETF) 설정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어 무조건 공매도로 출회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은 공매도로 나올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대차잔고 상위 1위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5조12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어 SK하이닉스(2조22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조7400억원), LG디스플레이(1조2000억원), 신라젠(1조원) 등의 순으로 대차잔고가 집계되면서 1월 공매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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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공매도 금액 비중이 31.3%로 가장 높은 종목은 한샘(009240)으로 조사됐다. 한샘은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이달 저점에서 고점까지 13%가량 상승하다 다시 떨어지고 있다. GS리테일(007070), 카카오 등도 각각 21.7%, 20.0%를 기록해 공매도 비중이 높은 편에 속했다. 현대위아(011210), 한섬(020000), 넷마블게임즈(251270) 등도 10%중후반대의 공매도 비중을 보였다. 기아차(000270)도 공매도 비중이 11%대로 높았다.
김경훈 SK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들은 시가총액이 크다보니 거래대금이나 공매도 금액도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봐야 한다”며 “한샘 등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실적이 안 나왔음에도 주가만 오른 상태인 경우가 많아 헷지 측면의 공매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