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테러 위협에도 주한미군 기지 '고요'…軍 "美 요청시 방호 지원"

경기 평택 오산기지 주변 평상시와 다름없어
주한미군 측 "평시 경계태세 유지하고 있어"
합참 "한미연합사와 공조체제 유지, 테러 대비태세 갖춰"
  • 등록 2016-06-20 오후 3:55:20

    수정 2016-06-20 오후 3:55:20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신장동 주한미군기지 정문으로 차량들이 들어가고 있다. [유태환 기자]
[평택=이데일리 김관용·유태환 기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이하 IS)가 테러 대상지로 주한미군 오산기지를 지목했지만 20일 오후 이곳 주변은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부대 정문에선 부대를 오가는 차량을 검문할 뿐 경계태세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평소와 같이 2인 1조로 우리 경찰이 정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등에 베낭을 맨 미군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주한미군 역시 IS의 테러 경고를 실체적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듯 했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평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상인과 시민들도 대부분 오산기지가 IS의 테러대상으로 지목된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크게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북한의 위협을 더 걱정했다. 오산기지 근처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8)씨는 “IS가 오산기지를 테러 대상으로 지목했다는 걸 지금에야 알았다”면서 “바로 저 위에 국경을 접하는 북한이 더 위협적이지 IS는 좀 뜬금없는 이야기지 싶다”고 했다.

택시기사인 이모(68)씨 역시 “오늘 하루 종일 평택 일대를 돌아다녔는데 IS에 관해 언급하는 손님은 없었다”면서 “옛날부터 북한이 간첩 보내고 하는 거나 신경 썼지 IS는 별로 신경이 안 쓰인다”고 말했다.

평택 오산기지는 미7공군사령부와 예하 51비행단이 있는 곳이다. 51비행단은 미 공군의 지상 공격기인 ‘썬더볼트’(A-10)와 ‘U-2’ 정찰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오산기지는 미국이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할 때 주로 활용하는 곳이다. 올해 초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날아온 B-2 폭격기와 F-22 전투기도 오산기지를 경유했다.

오산기지는 미군 소유지만 이곳에는 우리 공군의 핵심 지휘부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공군 작전사령부·전투사령부·방공유도탄사령부·방공관제사령부 등이 오산기지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IS가 또 다른 테러 대상지로 지목한 군산기지도 미7공군사령부 예하 8비행단이 주둔하는 곳이지만 우리 공군의 38전대가 함께 배치돼 F-16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주한미군이 우리 군에 방호를 요청하면 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군이 함께 근무하고 있음에도 미군 측 요청이 전제되는 이유는 두 곳 모두 공식적으로는 주한미군 소유 기지이기 때문이다.

합참 관계자는 “유관기관으로부터 IS 테러 위협 관련 첩보를 통보받아 한미연합사 등에 전파했다”면서 “주한미군 기지 방호를 강화하기 위해 한미연합사와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만약 한미연합사 요청이 있다면 경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군은 필요한 테러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지난 해 11월 (파리 도심 테러) 이후 자체적인 테러 경보 및 격상된 방호태세를 유지하며 테러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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