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통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스마트홈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포석이다. 하드웨어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인 구글 입장에서도 삼성전자나 LG전자의 노하우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
컨버전스(융합·Convergence)가 IT 산업의 새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계 허물기’는 앞으로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 삼성·LG, 구글과 10년 특허동맹 구축
LG전자는 구글과 보유 특허를 상호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Cross License)’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발표했다. 양사는 기존 특허는 물론 향후 10년 간 출원하는 특허까지 포괄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이에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1월 구글과 유사한 내용의 특허공유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특허동맹 구축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우선 불필요한 특허 소송 부담에서 벗어나 시장 공략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앨런 로 구글 특허담당 고문은 삼성전자와 특허공유 계약을 맺으면서 “이같은 협력을 통해 잠재적인 소송 위험을 줄이고 혁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글과의 협력관계가 강화된 만큼 당분간 안드로이드 진영을 이탈하기는 어렵게 됐지만,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 구동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자체 OS인 ‘미유아이(MIUI)’의 인기에 힘입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샤오미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하드웨어 일변도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웨어러블과 스마트홈 사업도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삼성전자가 내부 조직인 스마트홈위원회 수장으로 소프트웨어 업무를 관장하는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을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글도 특허공유 계약을 통해 하드웨어와 이동통신 기술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구글은 ‘넥서스’ 시리즈를 꾸준히 출시하는 등 하드웨어 시장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
◇ 컨버전스 시대, 특허공유는 생존전략
기존에 반도체·통신·디바이스 등 지엽적으로 이뤄졌던 특허공유는 최근 들어 ‘포괄적’ 공유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1년 2월 IBM, 2014년 1월 구글·에릭슨, 2월 시스코 등 글로벌 IT 기업들과 포괄적 특허공유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LG전자도 구글에 앞서 소니와 포괄적 특허공유에 합의한 바 있다.
내부 특허에만 의존해서는 IT 업종 및 사업 간의 융합 트렌드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등 하드웨어 업체는 물론 퀄컴과 같은 소프트웨어 전문기업까지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홈 시장의 경우도 가전제품 생산 역량이 없는 애플과 구글이 자체 스마트홈 OS를 개발하고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정환 LG전자 특허센터장(부사장)은 “협력을 통한 혁신 제품 및 기술 개발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삶을 바꾸는 가치를 창출하는데 기여하게 된다”며 특허공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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