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캐주얼게임까지 석권한 중국?…"마케팅 주효, 게임성도 무시 못해"

구글·애플 앱스토어 석권한 中 게임사들
버섯커 키우기·WOS·라스트워 등 10위권 내에
게임성 보다 대규모 광고 마케팅 비용 투입 효과
  • 등록 2024-03-14 오후 4:59:36

    수정 2024-03-14 오후 7:29:46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중국 업체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순위를 석권한 가운데 캐주얼게임에 있어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출시 초반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BM) 적용과 이전보다 탄탄해진 게임성이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매출 기준 애플 앱스토어 순위(사진=센서타워 갈무리)
14일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기준 상위 3개 게임은 모두 중국 개발사들이 차지했다. 1위는 중국 게임사 퍼스트펀이 개발한 슈팅장르 라스트 게임 ‘라스트워’가 차지했고, 2위와 3위에는 각각 센추리게임즈의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과 조이넷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라스트워가 2위, 버섯커 키우기가 4위, WOS가 7위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버섯커 키우기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양대 마켓에서 벌어들인 매출 9700만달러(약 1290억원) 중 66%(6400만달러)가 한국 시장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됐다.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핵심 요인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꼽았다. 게임성보다는 유명인을 모델로 활용한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출시 초기에 대거 투입해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매출 순위를 끌어올린 점이 주효했다는 시각이다.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 역량과 비즈니스모델(BM) 설계가 과거와는 달리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들이 매출 순위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최근 몇년 사이”라며 “버섯커 키우기는 버는 돈의 절반을 광고비로 쓰고, WOS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 중국 본토의 게임 이용자 수가 국내와 크게 차이가 나는 만큼, 마케팅 비용으로 몇백억원을 쓰다보니 경쟁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흥행하고 있는 중국 게임들을 보면 MMORPG처럼 오랜 시간을 할애할 필요없이 빠른 리듬으로 진행되는 형태가 많다”며 “빠른 리듬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 트렌드에 힘입은 것은 물론, 개발력이나 이용자 특성을 반영한 BM 설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긍정적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허위 광고, 지식재산(IP) 도용 등 고질적인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여전하다. 중국 게임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노출시키고 있는 광고 중 허위가 많다는 것. 대표적으로 최근 유명 개그맨을 모델로 세운 라스트워에 대해 이용자들은 앱스토어 후기를 통해 ‘두 달 넘게 하면서 느낀 점은 광고랑 닮은 점이 전혀 없고, 그림(스킨)만 바꿔서 과금 모델을 출시하는 허접한 타이니팜 종류의 게임’, ‘뻔하고 난잡하고 모조품 같은 게임들에 같은 광고 방식’이라고 혹평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양대 앱스토어 상위에 오른 중국 게임들의 게임성이 휼륭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중국 게임사들이 만든 게임들을 살펴보면 구글이나 애플에서 1등하기는 어려운 게임성을 갖고 있다. 광고에 국내 게임들이 보유한 지식재산(IP)을 도용해 활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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